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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인A Dec 31. 2022

[유학10] 두번째 지원. 불합격

아쉬움과 감사

박사 졸업 후 한국 직장에 두번째로 하는 지원이었다. 이걸 몇 번을 하면 내 자리를 찾게 될지 모르겠다. 


결과는 불합격. 

박사 시작 전부터 가고 싶었던 연구소였다. 최종 면접까지 봤고 불합격했다. 가장 가고 싶었던 기관이라 몸이 아픈 중에도 무리해서 지원했다. 공개발표 땐, 마감 반나절을 남기고 발표주제와 슬라이드 전체를 바꾸는 결정을 했다. 지원 기관에 대해 알 수록 발표주제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아 바꿨다. 나는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결과가 너무도 아쉽기에 불합격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간절했기에 최종 발표 전날부터 부쩍 긴장했다. 꼭 됐으면 했고 왠지 될 것 같아서 (하 김칫국 좀 제발) 아이의 여권을 신청해두었다 (미국은 신속으로 신청하더라도 여권발급에 3-5주가 걸린다). 


그런데 발표 당일날, 갑자기 차분해졌다. 갑자기 불합격이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지금 있는 곳에서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계약이 끝나는 9월까지 논문 4개를 추가로 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9개월 뒤의 내가 미국이든 한국이든 취업자리를 알아보던가 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이 들었다고 해서 불합격 소식에 초연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씁쓸하고 속상했고 아쉬웠다. 면접에서 내가 실수한 것 같은 부분이 계속 생각났다. 왜 떨어졌을까 계속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래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겸손하게 하심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은 평소의 나답지 않은 마음이기에 누군가 선물로 허락해준 마음이었다. 


어서 자리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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