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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서백일 Nov 20. 2024

인공지능과의 불편한 동거

그림 그리기

내가 Digital Drawing을 시작한 지도 꽤 됐어. 위 그림은 내가 7월 26일 새벽 드로잉 시간에 그린 그림이야.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그림을 어느 정도 꽤 마스터했다고 생각했었지. 

하지만 웬걸, 11월 18일에 그린 그림에서 내가 한참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 공부란 내가 부족한 것을 깨우치는 과정이라고 그랬나? 그렇다면 내가 진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시간을 투자하고 연습하고 하면 할수록 부족한 면을 깨우치고 있으니까 말이지. 미술은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아. 미술은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이야.


그런데 미술도 찐한 공부라는 것_몸과 머리와 눈을 모두 사용한 공부라는 말에 대해 정말 뼈져리게 공감하고 있어. 눈과 손의 근육을 훈련하고, 보는 법도 훈련해야 하고, 결국은 뇌도 훈련을 해야 겨우 이 분야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어. 연습에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이란 게 말이야. 1달 2달 3달이 아니라 10년 20년 30년 이런 단위야. 3달 공부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완성 - 이런 개념과는 완전 연습 시간의 개념이 다르지. 그래서 미술의 세계에서는 연습에 투자한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는 것 같아.  


미술작품 세계에 있어서는 내가 만든 선은 이 정도 공을 들여서 만든 선이야. 혹은 내가 만든 붓터치는 이 정도 숙달이 된 상태에서만 나올 수 있는 붓터치야. 내가 만든 색감은 이 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실험해 봐야 만들어 낼 수 있는 색감이거든과 같은 부심이 통용되는 세계라고 생각해.


그런데 말이지.

오늘은 놀라운 경험을 했어. midjourney라는 AI 도구를 사용하여 그림을 그릴 수 있었거든. 물론 내가 의도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직까지 실력 부족이야. 하지만 midjourney에 새로 생긴 기능인 style reference를 이용하면 특정한 스타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능해. 이 분야에서는 시간 투자의 개념이 다른 것 같아. 내가 붓질을 얼마나 더 했는지, 내가 선 연습을 얼마나 더 했는지가 중요한 세계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오히려 나에게 맞는 style을 발견하고 적용하는 시간 투자의 개념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 앞으로 나는 생성형 인공지능 그림과 내 DIgital Drawing에 비슷한 시간을 투자해 보려고 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말이야. 어떻게 될지 궁금하지 않아? 나도 궁금해. 왜냐하면 Digital Drawing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부를 더 할수록 내가 부족한 부분이 더 잘 보였거든. 그래서 내가 무엇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알게 됐어. 마찬가지 현상이 생성형 인공지능의 세계에서도 펼쳐질까? 궁금해. 앞으로 내 그림 스타일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연재하도록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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