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을 통해 느낀, ' 교육 ' 이라는 가치의 중요성
18년도에 유럽여행을 갔을 때, 로마에서 1박2일 일정으로 나폴리를 다녀오게 되었는데,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남부쪽으로 갈 수록 인종차별이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투어 업체를 통한 가이드 투어를 통해 최소한의 리스크를 지면서 여행한다고 들었는데, 겁도 없고 정보도 없는 21살의 나는 그냥 가방 하나 매고 혼자서 1박2일 여행을 꾸려서 갔다.
나폴리 중앙역이 그 중에서도 핫스팟인데, 여기가 진짜 무법지대인게 신호등? 도보? 그런거 없다. 그냥 눈치껏 지나가면 그게 길이고 신호일 정도로 도로도 하나도 정돈되어 있지 않고 매우 시끄러움.
나폴리 중앙역에서 도보 8분정도 거리에,'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라는 영화에서 나온 나폴리 피자 전문점이 있다. 거기로 가서 점심먹으려고 하는데, 불행은 겹쳐서 온다고 갑자기 여태껏 잘만 되던 인터넷마저 안됨. 끊길랑 말랑하는 신호 억지로 잡아가면서 한 15분동안 헤매서 갔는데도 결국 못찾았다.
아무튼 나폴리 중앙역 부근에서 고작 15분정도 걸었는데 이 15분이, 진짜 내 인생에서 역대급으로 긴장되는 15분이였음. 흑인친구들이 진짜로 나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누가 내 등쪽으로 침뱉었는데 결국 못잡았음. 그와중에 뒤에서 그거 본사람 한명이 휴지주고 ,,, 나폴리 중앙역 부근은 여지껏 내가 겪어왔던 '인종차별' 의 허용 가능범위를 넘어도 한참 넘는 동네였다.
씩씩대면서 다른 피자집에 앉긴 했는데, 기분 좀 풀어보겠다고 야외 테라스를 잡은 것이 나에게는 엄청난 충격을 준 계기가 되었다. 피자 주문하고 앉아있는데, 세살정도 되는 어린 아이의 손을 잡은, 한 남자가 나에게 접근하더니 돈을 달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유럽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상대적으로 부유한 관광객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현지인들은 어딜가든 있으니까,,
그런데 그 옆에 있던 아이가 갑자기 눈 찢는 시늉을 함. 동양인 눈이 작은걸 비하하는 행동인데, 이 상황이 나로써는 이해가 진짜 하나도 안됨. '아니 돈을 구걸하러 왔으면서 한사람은 구걸을 하고, 한사람은 인종차별을 하는게 진짜 맞는 행동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돈에 의한 갑을관계이긴 하지만 분명히 그 상황에서 갑은 내 쪽이고, 을은 구걸하는 그들이 맞았으니까. 그러면 을인 그들이 나에게 부탁을 해야지, 오히려 신경 긁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상식 밖에 있었다.
시간이 흐른 뒤 지금 시점에서 그 상황을 되짚어 보았을 때,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게 된 이유는 결국 교육의 부재에서 왔다는 생각을 한다. 구걸하러 온 입장에서 돈을 주는 갑에게 되려 화를 돋우는 행동을 부추기는 것은 교육을 받은 한국인인 '나'라는 사람이 느끼기에는 틀림없이 잘못된 행동이었다. 우리가 배우는 수학, 과학, 외국어같은 고등 교육이 아닌 근본적인 가정교육의 부재. 내가 판단하기에는 당연한 것들이 그들 개인이 느끼기에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였고, 이런 개개인이 모여 집단이 되고 집단이 모여 공동체가 되면서 고착화되는것.
어린 아이의 눈 찢는 인종차별과 , 얼굴도 모르는 한 흑인이 낯선 동양인의 등에 침을 뱉은 것. 언뜻 보면 아무 연관 없는 일인 듯 하지만 그들은 공통적으로 '교육' 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래서 교육이라는게 사람의 삶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