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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조 Jul 23. 2023

성장의 미로, 사람은 레벨업한다

성장은 어느 순간 찾아온다. 나도 모르게 서서히 변화가 이루어진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이렇게나 멀리 왔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최근에 느꼈던 변화는 바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시각에 관한 변화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 자연스레 나와 다른 점을 찾았다. 금수저로 태어나 성공한 사람은 집안의 지원 덕분에, 집이 가난한 사람은 그만큼 힘들었으니 그 반발 심리로, 평범한 집안에서는 평범함 이외의 다른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외모가 괜찮은 사람에게는 외모 덕을 많이 봤구나, 외모가 훌륭하지 않은 사람은 열등감 덕분에 더 치열하게 노력했겠거니, 나이가 많아서 성공한 사람을 보면 경험을 많이 했으니까, 나이가 어린 사람을 보면 운이 억세게 좋았다고, 심지어 감옥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거나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처럼 객관적으로 아주 안 좋은 상황에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나와는 다르기에, 그리고 그런 부분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을 거라고 선을 그었다.


성공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꼬리표처럼 달았다. 그 꼬리표를 전부 '나에게 없는 것'들로 가득 채웠다.


사실 같은 환경에서, 같은 조건에서 출발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사람의 머릿수만큼 각각의 역사가 존재하듯이 어떤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제각각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성공의 이유는 성공한 사람의 수만큼 존재한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과 나와의 다른 점을 계속해서 찾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나와 다른 점을 계속해서 꼬리표로 달았다.


그 꼬리표의 앞면은 제각각 다른 이유로 가득했지만, 뒷면은 단 하나의 문장이 반복되었다.


'그래서 나는 안 돼'

저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성공했어. 그런데 나는 아니잖아? '그래서 나는 안 돼'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무리 봐도 도움이 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보면 볼수록, 들으면 들을수록 내가 안 되는 이유만 쌓아갔다. 성공한 사람들에게서 각각의 상황을 극복하고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통찰을 얻어야 하는데 그 반대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고, 느끼는데 귀한 시간을 쓰고 한정된 정신력을 소모하면서도 그들에게 배우기는커녕 실패자인 나에 대한 합리화만을 반복했다.


그래서 자기 계발서를 아무리 읽어도 발전이 없었다. 계속해서 책을 읽고, 작가들의 강연에 찾아가고 했던 이유는 시궁창같이 느껴지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전제로 현실과 나 자신을 바꾸고자 하는 발전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지만, 생각의 방향이 완전히 잘못되어 있었다.


한 번 고착화된 시각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어느 순간 자기 계발서나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 얘기는 지루해졌다. 그래서 자기 계발서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독서를 이어나갔다. 인류와 역사,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 읽었다. 사람의 본성, 인간의 근원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그런 과정 과정을 거치며 서서히 생각이 바뀌어나갔다. 나라는 사람이 지금 이 순간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여러 여정과 배경에 대한 간접적인 이해가 수반되면서 삶을 살아가는 자신감과 더불어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지금은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정보를 받아들였던 과거와는 달리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하게 됐다.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는 말이 바로 나의 이야기였다. 같은 이야기를 듣고 같은 사람의 스토리를 접하더라도 돼지 시절에는 저 사람이 나와 다른 부분에 집착하고 거기서 내가 돼지일 수밖에 없는 점을 끌어냈다.


그러나 시각이 바뀌고 나서는 그러한 차원 낮은 합리화는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그보다는 저 사람도 했으니 나도 할 수 있겠다. 라던지 저 사람만큼은 아니더라도 나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할 수 있다'는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인생이 생각만큼 풀리지 않았던 것도 결국 내가 갖고 있는 생각과 그 생각의 근원이 건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현재 내가 처한 현실이 이전과는 크게 다르지 않음에도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인생에 대한 자신감이 올라간 것을 느낀다. 그리고 스스로가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지금처럼만 해 나간다면 하루하루 발전된 삶을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처럼 점진적으로 레벨을 올려 나갈 생각이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끄러지고 넘어지더라도 그 여정을 즐길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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