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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비 Feb 28. 2023

창업과 MBTI의 연관성?

어떤 MBTI 유형들이 스타트업을 시작할까?

MBTI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창업에 대한 공부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창업가들의 MBTI이 궁금해졌다.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쓴 창업가들의 MBTI는 뭘까? 그러다 아래의 기사를 접하게 되었는데, 스타트업의 CEO를 대상으로 MBTI를 조사하고 분석한 기사였다.



위 기사에 따르면, 스타트업 CEO 총 103명을 분석한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ENTJ - 25명 (24%)

ENTP - 18명 (17%)

ENFP - 15명 (15%)

ESTJ - 9명 (8%)

INTP - 8명 (7%)

ISTJ - 6명 (5%)

ENFJ - 5명 (5%)

INTJ - 5명 (5%)

ESFJ - 4명 (4%)

INFP - 4명 (4%)

ESFP - 2명 (2%)

ESTP - 1명 (1%)

ISFP - 1명 (1%)

INFJ - 0명 (0%)

ISTP - 0명 (0%)

ISFJ - 0명 (0%)


ENTJ, ENTP 유형이 압도적으로 많고, 상위 3위까지가 EN** 유형이다. 직관적이고, 도전 정신이 강하며 상상력이 뛰어나 미래를 그리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창업씬에 잠시 머무르면서 가장 많이 본 유형이 ENTJ, ENTP였다. 활동적이고 리더십이 강한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잘 이끌어나갔다.


EN**유형이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전체적으로 봤을 때 외향형(E)이 76%, 직관형(N)이 78%을 차지했다. 사고형(T)은 전체의 69%였으며, 판단형(J)은 52%를 차지해 스타트업에서 가장 연관이 없는 지표는 'J/P'였다.


MBTI가 그러한 사람이 창업을 하게 되는 건지, 창업을 하는 사람들의 MBTI가 그렇게 되는 것인지 인과 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기사에는 창업을 하면서 유형이 변했다고 인터뷰한 창업가들이 있다고 했지만 EN유형에서 T/F가 바뀐 정도이다.)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타트업을 이끄는 사람들은 전체적인 그림과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에 만족해서는 절대 넥스트가 나올 수가 없다. 그러한 사고방식이 드러나는 지표가 바로 직관형 'N'이다.


필자는 ESFP 유형이고, 103명 중에 2명이 ESFP 유형인데 재밌게도 모두 공동 창업자다. 관계 지향적인 유형이라 그런지, 독립적으로 창업을 하는 경우보다는 공동 창업자로 다른 사람과 시너지를 내면서 하는 케이스가 많은 것 같다.


이 결과를 보면서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이 기사는 일부 스타트업 대표들의 MBTI를 조사한 결과일 뿐이고, 과몰입해서는 안 되는 것도 맞다. 하지만 문득 나는 과연 창업에 맞는 사람일까? 내가 과연 할 수 있는 길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감각형(S) 성향이 강한 사람이다. 현실주의적이고 '지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열심히 작성해서 낸 창업계획서에서도 '이 계획서에는 현재만 있고, 미래가 안 보여요'라는 조언을 들었을 때, 어떻게 보면 나에게 '미래'를 그려나가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겠구나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다시 태어나도 직관형이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터라, 좌절감이 느껴졌다. 나에게는 통통 튀는 아이디어도, 역발상도 어려운 일이었다.


여담이지만, MBTI놀이터 커뮤니티를 출시하고 지인들의 반응을 봤을 때에도, 'S'유형들은 "잘 만들었다.", "더 이상 업데이트할게 있어?", "어떤 기능에 버그가 있네" 의 앱 완성도에 대한 반응이었다면, 'N'유형들은 "소개팅도 추가해줘", "MBTI 사업은 이렇게 확장할 수 있을 것 같아" 등등의 확장에 관한 반응들이었다.


세상에 창업하면 안 되는 사람은 없다. 성향은 변하기도 하고, 능력과 성향은 별개이기 때문에 창업에 필요한 능력치를 키우면 된다. 반면에 창업에 필요한 요소들이 자신에게 당연하고 편안한 사람들이 있다. 마치 창업이 운명과도 같은 사람들.


나는 언제나 스타트업을 꿈꿔왔지만, 막상 퇴사 후 직접 부딪혀보니 그게 내 길이 맞나 싶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판단에 감정이 앞서고, 현상을 분석하기 두려워하고, 싫은 소리 듣기 싫어서 고객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게 되는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며, 나에게 행복한 길은 무엇일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타트업만이 길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여러 고민 끝에, 나는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아직도 어떤 길이 나에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시도해 볼 뿐이다.


* MBTI놀이터라는 MBTI를 주제로 한 커뮤니티 앱을 운영하다 서비스 종료 후, 서비스 개발/운영에서 겪은 경험을 남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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