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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말가 Oct 25. 2021

노린재

노린재 한 마리가 집에 들어왔다.

절뚱거리며 비실대는 모양새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그냥 두었다.


곧 죽을 것 같았던 노린재

거실 한쪽에 터를 잡고 주변을 돌아다니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간다.

반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거실 한쪽은 노린재 냄새가 진동을 한다.


죽일 수는 없어서 

더 이상 영역을 넓히지 못하게 바리케이드를 치고

깔끔한 미라가 되기만을 기다린다.


해가 지고 달이 뜨기를 수십 날

시나브로


내 코가 썩고

내 장기가 녹고

내 뇌가 무뎌갔다.


눈을 감는 순간 마지막에 본 것은


더듬 더듬

노린재의 더듬이였다.




.

.

.

.

.

.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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