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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애미 Jun 22. 2024

수레국화에게

제목 : 수레국화에게



얼마 전 인스타에서 수레국화밭 영상을 보고 '이건 놓칠 수 없다'라는 생각에

그 주말에 바로 농장에 오픈런했다.

"엄마 오늘 어디가?"

라는 딸에 말에

"수구레국화라고 있는데 엄청 예쁘대! 이름도 특이하다. 수구레 국화라니!"

인스타 영상처럼 예쁜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품고

그곳에 가니 절정을 지나 조금씩 저물고 있는 수레국화 밭이 있었다.

그래도 충분히 예뻤다.

꽃밭에 앞에 쓰여있는 표지판에는

'수레국화밭'이라고 적혀 있었다. 얼른 검색을 해보니 수레국화가 역시 맞았다.

글자를 대충 읽은 탓이었다. - 작은 에피소드이다.



그곳에는

초록색 바탕에 수놓아진 수많은 보라색의 점 같은 꽃들이 바람을 따라 하늘거리고 있었다.

하늘까지 맑았으면 좋으련만 이날은 미세먼지로 연하늘색을 품고 있었다.

이대로도 충분히 예쁘다!


나는 핸드폰으로 수레국화꽃 한 송이를 찍었다.

멀리서 볼 때는 그냥 파란 점들인 꽃을

자세히 보니 파란색의 여러 개의 작은 꽃이 나팔처럼 생겨서 그 끝을 맞대고 있어고

가운데는 보라색 꽃술이 있었다. 일반적인 꽃 모양이 아니라 신기했다.

흔치 않은 군청색 꽃이라니...

수레국화


꽃밭 사이에서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가족도 사진을 찍으러 수레국화 밭으로 들어갔다.

멀리 서는 안 보이던 많은 벌들이 윙윙거리며 바지런히 꿀을 모으고 있었다.

둘째는 벌이 무섭다며 꽃밭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무서워 안 들어갈래!"

"괜찮아 천천히 들어오면 돼! 여기까지 왔는데 사진은 찍어야지!"

나의 채근에도 아이는 결국 꽃밭 변두리에서 사진을 찍었다.

나는 감성 있는 사진을 찍어보겠다며 꽃밭 안쪽으로 들어가 양팔을 좌우로 펼치는 포즈를 해보았다.

기분 좀 내려 전날 로켓배송으로 산 연초록 색바탕의 큰 꽃무늬 원피스도 입었다.

사진을 찍고 밭에서 나오니 찍힌 사진을 보여주며 남편이 말하길...

 "허수아비 같다!"

 "죽인다!"

꽃밭의 허수아비



이렇게 수많은 수레국화들을 보니 뭔가가 떠올랐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나라는 사람...

아무것도 아닌 내가

뭐라도 해보겠다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유튜브도 올려보고

결국은 아무도 봐주지 않을 거라 생각에 나도 모르게 어쩌면 당연한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런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떠올랐다.


수레국화에게


수많은 꽃들 중

사진이 찍혔다면

그냥'덤'이라고 생각해

정말 우연히 네가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니까


혹시 그대로 시들까 두려워하지 마

벌들은 너를 찾아 헤매었으니까

너와 나 모두 어쩜 이리 아름다운지


이대로도 괜찮아


그렇다 이미 나의 삶은 지금 이대로도 충분하다.

이미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떤 성공을 이룬다면 그것은 덤일지도 모른다.

덤은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이다.

그러니 그 덤에 집착하기보다는

이미 행복한 지금에 집중하자!


한편으로는 꿈을 향한 행동은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행동은 씨앗이 된다. 그 작은 알갱이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 수 없다.

나는 이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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