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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Beluga 고래아가씨 Feb 22. 2020

국적기업체가 위기에 빠진 수십 가지 이유 중 세 가지

세 번째 이유. . 백만 원 벌어 백 원 기부하고 생색


1.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큰 부자들 중엔 한국 사람들이 많다. 그중에 생각이 깨인 부자들은 한인 사회를 위해 큰돈을 쾌척한다. 그런데 기부금이란 건 필요로 하는 곳은 많지만 늘 모자라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인 지원 단체인 KACF-SF(Korean-American Community Foundation San Francisco)는 해마다 자선 경매 행사를 개최해 아주 작은 주머니까지 열게 한다. 여기서 모인 돈은 저소득 한인 노인을 위한 식비나  젊은이들의 장학금으로 지원된다.


2. 이 단체의 지난해 경매 행사에서는 70만 달러(약 84억 원)가 모금됐는데, 이 가운데 한국 여행 상품이 최고 인기였다. 왕복항공권 2매+서울 포시즌즈 호텔 2박+제주 베이힐 풀빌라 2박+서울 마이클 바이 해비치 레스토랑 식사권 4매로 구성됐는데 낙찰가가 9천 불에 이르렀다.   


3. 고맙게도 상품 구성에 포함된 모든 업체가 단 번에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항공권만은 개인 독지가가 사 준 것이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두 업체 모두 이들의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4. 수많은 항공사가 미국-인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미국의 유나이티드 등 다른 데보다 비싸지만 그래도 교민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한국 갈 때 싼 데 보다는 우리 국적기를 주로 이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항공사들은 기껏 해봐야 자기들에게는 큰돈도 아닌 현물 기부 요청조차 무시했다. 적어도 회사 사정이 나빠서 안 되겠다는 답장 정도는 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5. 하기야 우리나라에서도 기부금 안 주기로 악명 높은 기업들인데, 그래 봤자 2백5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미국 내 한인들에게 신경이나 쓰겠나.  


6.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부금은 정말 민망할 정도이다. 두 항공사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은 0.01~0.02% 수준. 2017년 기준 대한항공의 기부금 비중은 0.013%, 아시아나는 0.029%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이 2015년 983억 원에서 2016년 2565억 원, 2017년 2759억 원으로 늘었는데도 기부금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7.  백만 원 벌면 백 원, 2백 원 기부했다는 건데 초등학생들이 용돈 모아서 사랑의 열매 기부하는 돈보다 못하다. 아이고.. 내가 다 창피하다.


8. 그러면서 변명으로 내세운 게 임직원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늘렸다고 한다. 기부도 직원들 열정 페이 내세워서 하는 양아치들이다.


9. 요즘 소비자들은 정보 습득이 빠르다. 특히 초등 교과 과정에 영어가 포함된 밀레니얼 세대들은 구글링 해서 저렴한 항공권 검색 바로바로 할 능력도 있겠다, 한국말 통하는 국적기를 꼭 이용해야 할 이유도 없다. 특히 이들의 소비 성향에는 기업들의 투명성과 윤리성까지도 반영된다. 남양유업 봐라. 본사 직원 갑질 사건 이후로 영업이익 30% 떨어졌다.


10. 세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본 우리 국적기들의 위기는 바로 “사람 귀한 줄 모른다”에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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