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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우 Oct 31. 2022

지불 주체 - 제약회사 편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김치원 저

2020년에 출판된 김치원 박사님 "디지털 헬스케어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라는 책을 참고하여 정리한 내용입니다. 다소 시간이 지나 업데이트 되지 못한 내용이 다수 포함될 수 있으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여러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길러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무에 지쳐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기 위해 글로 남기기 시작하였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수가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보험사에 비해 제약회사들은 조금 더 적극적인 협력 의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하여 기존보다 매출을 늘리거나 투입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회사 성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제약 회사가 관심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영역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1) 임상 시험에서 비용 절감 : 원격 임상시험 시행 

(2) 임상 시험에서 비용 절감 : 환자 모집 

(3) 의사에의 접근성 향상

(4) 복약 순응도 개선 

(5) 약물의 치료 대상이 되는 질병 관리


(1) 원격 임상 시험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환자 모집부터 데이터 관리, 시험 참가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약물 복용 체크 등 정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원격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사이언스 37 이라는 회사는 원격 임상시험 운영을 위한 제반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2017년 에이오바이옴의 여드름 치료제에 대한 2b상 임상시험을 전면 원격으로 진행하여 절반 정도의 시간을 절약하였고, 시험의 참가자들은 임상 시험 센터 방문 없이 연구자와 소통을 하며 성공적으로 시험을 끝냈습니다. 

물론, 시험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 필요한 검사의 종류(Ex. 혈액 검사)를 고려하면 대부분의 임상시험에서는 병원을 전혀 방문하지 않는 것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시험의 일부 절차만을 원격화 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사이언스 37은 원격 임상 시험을 도와주는 제반을 마련하는 회사였다면, MC10이라는 회사는 임상 시험 중 원격 모니터링에 활용될 수 있는 웨어러블을 만듭니다. 바이오스탬프 엔포인트라는 제품은 생체 징후, 활동, 자세, 수면에 걸친 44가지 생체 신호를 수집하여 임상 시험에 사용하는 용도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일례로, UCB 제약은 파킨슨 병 임상시험에서 웨어러블 제품을 활용한 적이 있는데요, 이렇게 제약 회사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자원을 아낄 수만 있다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의 충분한 협력 포인트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임상 시험 환자 모집

임상 시험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이 바로 환자 모집 절차입니다. 최근 약물 개발의 주된 목표가 광범위한 환자군보다는 특정 유전자 혹은 희귀 질환을 보유한 환자를 대상으로 좁혀지면서 시험 참여자를 찾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너무 좋은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개발 과정을 거쳐 시험을 앞둔 신약이 있는데, 적절한 시험 대상을 찾지 못한다면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얼마나 답답할까요? 내 눈앞에 딱 맞는 환자군이 등장한다면 이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 ) 2018년에 GSK가 유전체 회사인 23andME에 3억 달러를 투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인 것 같습니다. 


23andME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수천 명의 환자 정보를 보유한 유전체 회사입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특정 유전자 이상과 같은 표적을 대상으로 약물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귀중한 자산이 됩니다. 실제로 GSK는 23andME와 아래와 같은 영역에서 협력을 언급하였습니다. 


 - 정밀 의약품 개발을 위한 표적 선정 능력 향상 

 - 표적 치료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군 선정 지원

 - 임상 시험에 참여할 만한 환자군 선별 및 참여 유도


이외에도 몇몇 회사들이 희귀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커뮤니티 혹은 소셜 미디어를 구축하면서 제약회사와 협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환자 커뮤니티는 제약 회사들이 쉽게 임상 시험 참여자를 모집할 수 있는 채널이 되기 때문이죠 ! 


(3) 의사에의 접근성 향상 

약을 처방하는 주체는 의사입니다. 따라서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의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영업활동의 일부입니다. 바로 전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의료인을 위한 커뮤니티 혹은 소셜 미디어가 만들어지면 제약회사는 큰 관심을 가집니다.


(4) 복약 순응도에 대한 관점 

많은 의사들이 외래 진료 보러 온 환자로부터 "지난 번 처방해 주신 약이 아직 남아있어서 한 달 치 빼고 처방해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합니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환자가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걱정하겠지만,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매출 증대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명확하게 개선시킬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프로덕트가 있다면 제약 회사에게도 큰 협력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가령, 가격이 비싸고 환자들이 제때에 약물을 먹지 않아서 복약 순응도 향상이 제약회사의 수익에 직결되는 약물을 선정할 수 있다면, 복약 순응도 향상을 입증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제약회사에게 프로덕트데 대한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회사에서 복약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 복약 사용 여부 추적 센서 (프로펠러 헬스의 스마트 흡입기)

- 환자가 약을 제때에 먹으면 약 가격을 할인해주는 서비스 (샘프레 헬스)

- 건강 관리 앱의 복약 알림 기능


이렇게 어떠한 방법으로든 환자의 복약 순응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을 입증한다면 "약 판매를 늘리려는" 제약회사, 그리고 "환자 치료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 의료 기관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5) 질병 관리

제약회사들은 자사의 약물이 대상으로 하고 있는 질병에 대한 관리 서비스에 관심이 많습니다. 앞의 사례와 비슷하게 환자의 질병 관리를 돕다 보면 자연스럽게 약물의 복약 순응도가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죠. 또, 환자 입장에서는 건강 관리에 유용한 앱이 있는 약물에 대해 선호도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소바자에게 직접 약물 광고가 허용되는 미국에 한하여)


눔과 노보 노디스크 간의 협력 사례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 주사제인 삭센다를 개발한 회사입니다. 기존에 자체 앱인 "삭센다 케어"서비스를 제공하였는데, 이외에도 "눔"이라는 체중 감량 헬스케어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맺어 프로그램을 운영한 사례가 있습니다. 아마 자체 앱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는 수고로움에서 벗어나 초기 B2C 다이어트 솔루션으로 압도적인 회원 수를 가지고 있던 "눔" 플랫폼의 힘을 겨냥한 움직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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