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들여다보다_오월삼일
보람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바삐 살 필요도 없고 대단한 일을 할 필요도 없다. 나를 돌보는 데 시간을 쓰고 그 순간순간 마음 챙김을 하면 그걸로 되었다. 한 가지 욕심이 있다면 미래를 위한 자기 계발을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직은 자기 계발을 하기보다 자신을 돌보며 휴식을 취하는 게 필요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요즘 생각이 많아 밤잠을 설친다. 어제는 글을 쓰려고 새벽까지 일어나 있었다. 늦은 새벽 자려고 누웠지만 이런저런 생각들이 시끄럽게 머릿속을 채워 아침까지 잠에 들지 못했다. 내 마음속에 내재한 불안과 마주했고 이를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러다가 나는 현재 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불안을 느끼는 게 자연스럽겠다고 생각했다. 불안을 병리적으로 바라보고 없애려고 하기보다 이것도 건강한 감정이구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냥 불안한 채로 살아가기로 했다. 또 상황이 달라지면 다른 감정이 들어오겠지.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오늘은 그래도 나를 위해 여러 가지를 하였다. 고용센터에 방문하여 잃어버린 신분증을 찾았고, 피부과에 가서 화상 입은 상처를 치료하였다. 저녁으로 맛있는 호박전과 김밥을 먹었고 식사 후에 엄마와 화투를 치며 놀아드렸다. 그 후엔 넷플릭스로 드라마 <괴물>을 드디어 완결까지 보았다. 스토리, 재미, 연기 모든 것이 탄탄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뭐 별거 없는 하루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를 보살피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야말로 나를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오늘은 아침 일찍 일어나 외출을 했다가 오후엔 보드게임 룰 공부와 어제 쓰다 말았던 영화 관련 포스팅을 하려고 계획했었다. 계획과 다른 하루를 보내니 그것을 실행하지 못했다는 심리적 부담감도 생기는 것 같다. 계획을 세우지 말고 살아볼까? 그것도 방법인 것 같은데 infj형이 하루 일과를 세우지 않고 생활하는 것에 오히려 무기력과 스트레스를 느낄 것 같기도 하고..ㅎㅎ
그리고 요즘은 애인에게 집착하지 않고 내 할 일을 하고 있다. 상담에서 나 자신의 모습과 감정을 이해했던 과정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내 일상을 보내면서 나의 것에 좀 더 주의를 기울였고, 애인은 애인의 일상을 잘 보내고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루하루 더 발전해서 나의 일상을 온전히 느끼며 마음 챙김을 하며 살고 싶다. 오늘 아쉬운 점은 여전히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다는 것. 딱히 필요하지도 않은데 계속 이 앱도 눌러보고 저 뉴스도 보고 그 커뮤도 들어가 보고... 헛헛함을 채우는 행동을 넘어서 습관이 된 것 같다. 핸드폰을 연속적으로 안보는 시간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마 안 하려고 일부러 애쓰기보단 다른 재밌는 것을 찾아서 하다 보면 자연스레 손에서 놓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