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말 나들이
드디어 첫 주말, 관광객 모드로 세부시티 구경을 시작했다.
외출증을 맡기고 짝퉁시장으로 향해 커피숍에서 엄마와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냈다.
정신없이 수다를 떨다 보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엄마, 우리 이러다 커피만 마시고 오늘 하루 끝나는 거 아니야?”라며 웃었더니,
엄마도 “그러게, 얼른 나가자!”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밖으로 나와 식사 겸 로컬 바베큐집에 들렀다.
치킨밥을 시켰는데, 엄마가 뼈까지 촥촥 드시는 모습이 뿌듯했다.
“엄마, 그렇게 맛있어?”라고 물었더니,
“야, 이거 한국 치킨보다 낫네!”라며 손을 멈추지 않으셨다.
어학원 식당 밥만 드시다 보니 바깥 음식이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엄마를 보니 학생에서 여행객으로 전환한 기분이었다.
짝퉁시장을 구경하며 쇼핑몰로 이동했다.
영어 간판을 보던 엄마가 “Zara”를 “자…라…” 하며 읽기 시작했다.
“이건 ‘자라’야, 옷 가게 이름이래”라고 알려주자
“오, 나도 영어 읽네!”라며 자신감 있게 따라 하셨다.
잘 안 되는 단어는 내가 가르치니 바로 익혔다.
그 순간, 어린 내가 버스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며 한글 간판을 떨며 읽던 때가 떠올랐다.
그때 엄마는 내 손을 잡고 “이제 한글도 읽을 수 있어? 잘한다, 우리 딸!”이라며 칭찬해주었었다.
35년이 지나, 이제 내가 엄마의 손을 잡고 “우리 엄마 이제 영어도 읽네? 엄마 최고다!”라며 웃고 있었다.
엄마가 영어 간판을 하나씩 읽어갈 때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을 채웠다.
엄마에게 영어에 대한 답답함 하나를 덜어줄 수 있어 행복했다.
쇼핑 후 기숙사로 돌아와 마사지 샵에서 효도 코스를 즐겼다.
마사지를 받으며 편안한 표정으로 “아이고, 좋다”라고 중얼거리는 엄마를 보니 내가 행복했다.
엄마를 위한 효도가 다시 나에게 돌아와 나를 행복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