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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나 Apr 02. 2023

대학생때 1천5백만원 모은 짠테크 방법

사람들이 처음 1천만원을 모으는게 가장 힘들고 그다음 5천만원 모으기는 더 쉬워지고, 1억 모으기는 더 쉬워지고 그다음 10억 모으기는 더 쉬워진다고 한다. 이 말은 거꾸로 하면 처음 1천만원 모으기가 가장 힘들다는 말이다. 왜냐하면 처음 돈을 모으기 시작할때는 돈은 '쓰는것'이 아닌 '모으는것'으로 개념을 바꿔야 하는데 이게 정말 힘들다. 그리고 노동력의 가치도 상대적으로 낮기때문에 아끼지 않는다면 버는 족족 다 쓰게 되어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최저시급은 많이 오르지 않으니까. 


사람의 생애주기를 놓고 보면 처음으로 흑자전환을 하는 시기가 27세(만 25세)라고 하는데, 그 전에 1천만원을 모으려고 하기 때문에 직장인이 1천만원 모으는 것보다 2배, 3배로 어렵다. 그렇지만 이 때 했던 경험이 습관이 되고 가치관이 되기때문에 그 이상의 가치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학생때부터 내가 들였던 소비습관이 무엇인지 소개해보려고 한다.




1. '느낌'으로 마시는 커피값 줄이기

나는 대학생때부터 세상에 맛있는게 너무 많다는 걸 알아버려서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먹는것에 진심인 친구'로 통했다. 처음 1년은 생각 없이 먹는것에 돈을 너무 많이 써서 한 달에 30~50만원이 나왔었다. (술값 빼고) 대학생 치고는 많이 나왔던 것 같다. 먹는걸 아무리 줄여도 한달에 30만원은 나왔고, 내 하루의 기쁨이 되는 맛집탐방을 줄이면 삶의 질이 떨어질 것 같으니 커피값을 먼저 줄여보자는 생각으로 매일 먹던 3천5백원짜리 아이스바닐라라떼를 포기하고 카누와 보온병으로 대체했다. 

먹다보니 나쁘지 않아서 계속 카누를 먹었던 것 같다. ㅎㅎ


대학교 4학년때 첫 인턴을 하면 커피도 1층에 있는 스타벅스 4,100원 대신에 밖으로 나가 1,500원짜리 큰 커피를 사서 하루종일 마시곤 했다. 직장인에게 커피란 맛이 아닌 '느낌' 이기 때문에 고된 업무를 시작하는 나에 대한 정신적 보상으로써 비싼 커피를 마신다. 하지만 느낌을 사는게 아니라면 맛만 봤을 때 사실 스타벅스 커피맛이 최악이라는 건 누구나 알 것이다. 차라리 같은 맛이면 싼걸 선택했고 한달에 10만원을 줄일 수 있었다. 


2. 코어, 하체운동 평소에 10분씩이라도 꾸준히 하기

고등학생때부터 하체운동은 조금씩이라도 꾸준해 해왔는데 이게 정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원래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었어서 몸이 약했는데, 하체가 튼튼해지면서 비싼 돈을 들여가며 레슨을 받지 않아도 스스로 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고 건강해지게 되었다. 지금은 월 30만원 필라테스나 요가같은 운동보다는 매트만 있으면 되는 홈트레이닝과 러닝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이 되면 스스로 관리하는 의지가 없어져 의지를 돈을 주고 사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 같다. 테니스, 골프, pt, 수영, 필라테스, 요가 등... 유행에 따라 또 하는 운동이 바뀌는데 이걸 배우는 데에 평균 30만원이 든다는 걸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며 알게 되었다. 이런 쓸 데 없는 고정지출만 줄이고 스스로 운동하는 습관만 들여도 연 360만원, 10년 3천6백만원을 절약하면서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의지를 돈으로 사다보면 중독이 되어 누가 해주지 않으면 스스로 운동할 의지가 더 없어지고 계속 의존하게 되어 악순환이 반복된다.


3. 유행하는 옷 보다는 깔끔하게 입기

대학생때 쇼핑을 많이 하기보다는 조합을 잘 해서 입었다. 사실 옷을 아무리 많이 사도 결국은 내가 입던 옷만 입게 된다. 왜냐면 그 '입던 옷'은 내 체형과 내 퍼스널컬러에 가장 잘 맞는 옷이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그렇다면 나에게 잘 어울리는 색과 내 체형과 분위기에 맞는 옷 스타일을 찾기만 하면, 실패할 확률이 줄어들고 시행착오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들게 된다. 가령, 나는 하체가 발달한 대신 허리나 흉곽이 작은 편이어서, 크롭티에 통이 넓은 청바지나 허리통이 작고 길이가 긴 원피스를 주로 입었다. 나머지는 기본 무지티셔츠가 대부분이었고, 아우터나 바지를 잘 조합해서 입었던 것 같다.


사실 깔끔하고 꾸안꾸이면서도 체형의 장점을 살려서 입는게, 유행하는 옷을 입는것보다 돈은 덜 들지만 더 잘 입어보인다. 앞서 말했지만 가장 좋은 패션은 몸관리다.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다. 


4. 품위유지비 0원

고등학교때부터 자존감이 하늘을 찌르던 아이였어서(자존감 검사에서 너무 높게나와서 교무실에 불려간 적이 있음) 사실 품위유지비라는게 왜 필요한지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쉬웠던 것 같긴 하다. 청바지에 흰티만 걸치고 에코백만 매도 이미 나 자신이 명품이고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돈을 쓰지 않고 그저 도서관에서 책만 읽어도, 하늘 보면서 산책만 해도 너무 행복했기 때문에 내 삶에는 허세라는게 없었다. 


비싼 가방을 걸치고 비싼 신발을 신으면서, 행동이나 말이 상스러운 대학교 동기들이 있었는데, 안그래도 싸보이는데 분수에 맞지 않는 옷과 가방을 걸치는 것이 정신까지 싸보여서 나는 더 '저렇게 보이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에 더더욱 경계했던 것 같다. 그냥 내 분수에 맞게 소비하고 행동하는게 마음도 편하고, 속빈강정같은 친구들도 꼬이지 않고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태생이 부자인 친구들을 안만난다는게 아니라,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는 친구가 안 꼬여서 좋다는 것임)


5. 충동소비 욕구가 들면 주식을 사자

나도 대학교 1학년때는 신발에 꽂혀서 신발만 10켤레 넘게 사서 혼났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신발을 사다보니 이미 가지고 있던 신발이 있는 줄 모르고 비슷한 신발을 또 샀던 적이 있다. 어차피 내 취향의 옷, 가방, 신발은 다 비슷하기 때문에 이미 있는데 또 사는 경험을 다들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소비한 것들이 나중에 후회로 돌아왔다. 그래서 충동소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사고싶은 물건의 가격만큼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


처음에는 그냥 내 소비욕을 잠재우기 위해 했던 방식이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샀으면 후회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소비욕구가 들면 삼성전자주식을 사기로 마음먹었고 그렇게 대학생때 충동소비 억제용 삼성전자 주식이 총 300만원이나 되었다. 모두 돌아보면 '샀으면 후회할 뻔' 한 소비였는데 안사고 주식을 투자해서 '내 자산'이 되었다. 





돈을 모으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번에는 버는 돈을 늘리는 공격수가 아닌 지출을 줄이는 수비수의 관점에서 짠테크 방법을 공유해보았다. 이렇게 쓰고 나니 되게 안쓰고 구두쇠처럼 살아서 재미 없을 것 같지만, 쓸 때는 풍족하게 쓰고 있다. 단지 '이 소비가 가져다주는 행복이 소비의 크기보다 큰가?'를 항상 생각하면서 소비를 한다. 


다만 버는 만큼 나자신에게도 적절히 쓰고, 특히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하는 시간에는 재고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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