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살짝만 열어도 푸더덕 날아가 버리더니 사진을 찍는 소리가 '찰칵찰칵'나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
전원에 와서 '새 멍'까지 추가다. 날아갈 때까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더니 현관 벨소리가 울린다. 문을 열어보니 반가운 분의 해맑은 미소가 환하다.
입주 후 알게 된 Y소장님이다.
처음으로 대접한 커피 한 모금을 드시자마자 소장님이 마당에 있는 파이어 핏을 보시더니 이러신다.
"파이어 핏 잘 만들어 놓고 장작은 왜 사서 쓰셔요?"
"사야지 그럼 어떻게요 ㅠㅠㅠ"
"장작은 패야죠~~~"
경쟁심이라고는 1도 없고 게임을 하면 져야 맘이 편하다는 홍 집사(남편)다. 그런 그가 몇 년 전 골프를 치던 중 무슨 바람이 불어 난생처음 없던 경쟁심을 불태우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그 이후로 아주 고질병이 되어버린 터라 장작을 패는 건 불가능하다. 홍 집사의 상태를 알고 계신 소장님은 '장작은 패야한다'는 말을 하시자마자 홍 집사와 함께 나가시더니만 세상에나 마당에 깜짝 선물 가득이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장작이 마당에 턱 자리를 잡는다.
두식구에 혹 손님이 온다 해도 장작 걱정 뚝이다. 돈 주고 살 때는 장작이 그저 물건으로 보였는데 마당 한 구석에 믿음직스럽게 쌓여있으니 장작 부자 마음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