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좋아해 #어떻게 하는 건데 그거
나는 펫 산업의 스타트업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다. 회사생활을 제대로 하기 시작한 건 대략 1년 정도, 아직도 고민과 욕심이 많은 주니어다. 그런 내가 다니는 우리 회사 건물 1층에는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다. 매일 아침 출근하며 매장을 지나쳐가는데, 어느 새부터 스타벅스 외관에는 한 카피가 적혀있었다.
좋아하는 걸 좋아해
스타벅스 매장 공간과는 생뚱맞게 적힌 문장을 보고, 처음엔 그랬다. "스타벅스가 새로운 걸 시도하네." 기존의 깔끔하고 쿨한 스벅의 이미지와는 안 달라붙는 카피라이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말했다시피, 매일 아침 출근길에 지나치는 스벅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하는 것 좋아하라는 말은 나의 머릿속에서 다른 식으로 확장됐다.
생각해보면 나는 불만이 많아도 한참 많았다. 그 불만들은 주로 '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은 내 욕구와 그렇지 못한 상황과 현실에 대한 것에서부터 였다.
"이건 왜 아무도 안 알려주지? 각자 고군분투하는 느낌이잖아?"
"이럴 때는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누가 피드백을 주면 좋겠다."
"이 일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일이 맞는 건가?"
뭐 대략 이런 식의 생각들이 많았다. 그래서 점차 스벅의 카피가 불편하게 느껴졌다. 다들 좋아하는 걸 좋아하고,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을 텐데, 이런 현실에서 스벅 카피는 말만 쉽게 툭 던지고 사라져 버리는 느낌이랄까? 저 카피를 입으로 뱉으며 "좋아하는 거 그냥 좋아하면 되잖아!"라고 말하기만 사람이 있었다면, 입을 찰싹 때리고 싶을 정도의 얄미움이었다.
아니 나도 좋아하고 싶은데, 뭐 어떻게 하는 거냐고!
[요즘 주니어들] 프로젝트의 시작은 이 감정에서부터였다.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직장에 다니면서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는 있는 건지. 주니어들 그리고 요즘애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가지는 고민, 좋아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서로의 고민을 들어보고 나누고 싶었다.
이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꿸 수 있었던 건, 나와 다른 주니어들의 생각을 듣고 공유하고 다시 곱씹는 과정을 통해서 지금 내가 겪는 진통의 해답에 가까워지겠다는 결심이 컸다. 결국 혼자서 끙끙 앓는 걸로 답은 안 나오니 뭐라도 해보겠다는 마음인 거다.
거창한 사람들을 만날 거라고 생각했다면 아주 큰 오산. 나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주니어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들을 만나서 가볍지만 또 진득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젝트라고 소개하고 싶다.
시즌2는 아직 구상도 안 해봤지만, 일단 시즌제라고 생각하고 끝을 정해두면 이 프로젝트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요즘 애들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가지는 생각이 궁금하다면 Stay tu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