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깅(digging)의 반대말은?

약점 아닌 약점과 더불어 제가 정말로 갖고 싶지만 가지지 못한 성향이 있다면 그것은 디깅(digging) 능력입니다. 덕후력이라고도 하죠. 

"digging"

파다 또는 캐내다는 의미의 동사로, '아주 좋아하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 dig에서 유래된 신조어예요. 자신의 관심을 이끄는 분야에 더욱더 집중하여 정보를 얻고 관련된 물건을 구입하거나 수집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꼭 유행하는 주류의 취향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취향을 고수해서 digging 해 온 사람들이 빛을 발하는 시대가 왔어요. 그 관심사를 가진 주체들과 소통하거나 팬덤을 생성하고, 비주류였을지도 모르는 해당 분야를 이제는 스스로의 힘으로 유행시키기도 해요. 제가 바라보는 '디깅'에는 그 사람이 보내온 시간의 쌓임과 자신의 취향을 유지하는 용기가 주는 매력이 있어요. 그 꾸준함이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또 그런 한결같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더 큰 파급력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이런 행동이 아기자기하고 개성 있는 취미로서 주목받지만 오로지 자신과 공유하는 취향을 유지하고 수집하는 이들에게는 외롭고 긴 시간이었을 거예요. 저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취향을 탐색하기에만, 유행을 따라가기에만 바빴던 사람이었기 때문인지 더욱더 이들의 꾸준함과 용기를 부러워하게 됩니다. 

저는 흥미를 이끄는 모든 것에 접근해 보는 대신 실력 또는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이 급격히 상승하는 마의 구간을 못 견디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해 본 것은 많지만 딱 한 가지의 '내 땅'이 없는 겉핥기 쟁이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게 저의 진짜 약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