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잘 쓰겠습니다.
여름 구름은 와일드하다.
거침없이 생겨나서 하늘을 장악한다.
쨍한 파란색에 흰 뭉텅이를
쏟아내고 뭉치고 덮어버린다.
여름을 만끽한다.
여름 구름이 만들어놓은 하늘을 보며
멍을 때렸다.
내멋대로 '하늘멍'이라 이름붙인다.
불멍, 물멍은 당장 못해도
하늘멍은 언제고 바로 가능하다.
그 사실을 알고나니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진다.
저 하늘에 자신의 비밀을 속삭이는 사람도,
걱정을 털어놓거나
소망을 말해보는 사람도 있었을테고.
털어놓은 비밀과 걱정과 소망을 싸안고
내 마음만큼 부지런히 동(動)하는 구름은
판단도 조언도 없이
옆 하늘로
더 먼 하늘로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