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아, 성공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하더라
사람들은 어떤 사람이 한 일을 통해 그 사람을 평가한다.
공부를 했는지, 연습을 했는지, 발표를 했는지,
자격증을 땄는지, 여행을 갔는지, 책을 읽었는지,
운동을 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다.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지원자가 이루어온
가시적인 업적을 통해, 무엇을 했는지를 이력서를 통해 확인한다.
신입사용 채용면접을 진행하는 면접위원들은
지원자가 하는 말을 듣고, 몸짓, 태도을 보면서 그를 평가한다.
누군가의 성공은 그가 무언가를 했기 때문이고,
누군가의 실패는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승리는 그가 무엇을 했기 때문이고,
누군가의 패배는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합격은 그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고,
누군가의 불합격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리는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적혀 있는 것에 의존하여
누군가를 평가하고,
그 사람의 성공은 바로 그렇게 보이고 들리며 적혀 있는 것들에서
비롯되었다고 여기며 판단을 종료한다.
그런데 말이다. 혹시 이런 생각은 해본 적 없는가?
그 사람이 바로 그 일을 하기 위해
하지 않은 일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 말이다.
그 사람이 바로 그 말을 하기 위해
하지 않은 말들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는가?
어떤 사람이 바로 그 연습을 하기 위해,
바로 그 공부를 하기 위해
하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는 것,
절제한 것들, 억제한 것들이 있었음에 대해
정말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면,
지금부터는 꼭 이를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수업 시간에 노트 필기를 잘하는 학생들이
휴대폰을 보지 않듯이
뭔가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억제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수업에 집중하고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잘 듣는 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밀려오는 딴 생각을 억제함으로써
수업 청취의 흐름에 방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치고 들어오는 생각, 치고 들어오는 관련 없는 자극과 노이즈(noise)들을
필터링해냄으로써 내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글을 쓰거나, 발표 자료를 만들거나, 업무를 수행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른 일들이 내 주의를 빼앗가지 않게 만들면서 상황을 제어하고,
갑자기 스마트폰을 한 번 눌러보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
생산성과 성취는 그 일을 하는 것과 동시에
어떤 일들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교수나 강사가 강의를 준비할 때도 충동 억제가 요구된다.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주어진 시간에 다 하기 어렵기에
하지 않아야 할 말들을 억제한다.
또한 기초가 쌓이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없기에
기초가 쌓일 때까지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해야 좋은 강의가 될 수 있다.
훌륭한 강사일수록 절제하는 것이 많음을 알아야 한다.
강사는 말할 내용을 결정하는 직업이라기보다
하지 말아야할 말들을 결정하는 직업에 가깝다.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칠 때를 보라.
수없이 많은 선택지 중에 바로 그 음을 눌러야 한다.
우리는 그가 어떤 건반을 눌렀는지를 보지만,
사실 그가 누르지 않은 수없이 많은 건반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자기 마음대로 아무 곳이나 친다고 음악가가 될 수 없다.
음악을 한다는 것이란,
치지 말아야 할 것은 치지 않는 절제요, 통제인 것이다.
댄서 혹은 무용가, 발레리나라고 다르지 않다.
이들이 하는 일도 절제와 억제다.
음악의 분위기, 콘텐츠의 범위와 정서에 맞게
동작의 범위와 한계를 정한다.
동작과 이동 범위, 간격을 제어한다.
이런 제어가 이루어지기에 예술이 되는 것이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손을 써서는 안 되고,
최전방 공격수는 같은 팀 선수가 패스를 시도하기 전
상대팀 최후방 수비수보다 앞서 있으면 안 된다.
농구라는 스포츠는 공을 들고 세 발 이상 걸어서는 안 되고,
공격 제한 시간을 초과해선 안 된다.
야구에서 투수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을 네 번 이상 던지면 안 된다.
모든 스포츠는 상황에 대한 제어가 있고,
각 분야의 선수들은
그 규칙에 맞게 자신을 억제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충동에 대한 억제가 없고, 상황에 대한 제어가 없으면,
그것은 게임도 아니고, 스포츠도 아니고 예술도 아닌 것이다.
힘을 줄 때와 주지 않을 때를 구분하는
절제와 억제, 기다림으로 도자기가 만들어지듯
모든 성공에는 하지 않음의 미학이 존재한다.
술 마시는 것에 대한 절제, 담배에 대한 절제,
사람을 만나는 것에 대한 절제,
스마트폰 과다 사용에 대한 절제,
충동적 구매나 쓸데 없는 소비에 대한 절제,
불필요한 동작에 대한 절제,
불필요한 말에 대한 절제.
성공의 비결이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라고?
글쎄.
이쯤되면,
진정한 성공의 비결은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성공하고 싶은가? 생산성 있는 삶을 살고 싶은가?
상황을 제어하고, 충동을 억제하며,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충동을 억제하고,
그런 일이 발생할 만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이런 절제와 억제야말로
성공의 숨은 공신이다.
*표지 그림 출처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https://www.krea.ai/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