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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브라운 Sep 06. 2024

두 사람

 

출근길 종종 지하철에서 만나게 되는 두 사람이 있다.

부부인 것 같으면서도 얼굴이 너무 닮아 남매일 수도 있겠다 싶은 이 분들.


나이는 우리 부모님보다 조금 더 많으실까?

이 두 분은 내가 타는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보게 된다.


언제나 여자분이 먼저 타셔서 빈 자릴 찾으시는데 노약자석이 있긴 하지만 출근길 지하철에서, 그것도 환승역에서 빈 자릴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간간이 빈자리에 앉으시는 날엔 바로 뒤따라 들어오는 남자분께 이리 와 앉으라손짓을 하시며 바로 자릴 양보하다. 항상 기운이 없어 보이는 남자분 말없이 와서 앉으시고 나면 여자분은 또 빈 자릴 찾아 칸을 옮겨가신다.


얼굴 깊게 패인 주름

듬성듬성해진 하얀 머리칼

바로 서지 못하는 구부정한 허리.


그럼에도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나를 희생하는 모습.

이건 분명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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