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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워플레이스 Dec 23. 2021

3x5 나를 증명하는 프레임

‘시현하다’ 김시현 기록가  편집

입학, 주민등록, 수험, 운전면허, 이력서 등.. 어떻게 보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우리는 증명사진을 찍어왔다. 중요한 사진인 만큼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 옷까지 신경 써서 준비를 하지만 결과물은 너 나 할 것 없이 대체적으로 비슷해 보인다. 사진 속 내 모습이 단정하고 성실해 보이면 그걸로 증명사진의 목적, 즉 제출용으로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했다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


'모두가 똑같은 사진이

왜 날 증명할 증명사진인가?'


김시현 기록가는 사진학과 학생 시절부터 ‘증명사진’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증명사진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고 진짜 나를 증명하는 사진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1000명의 사람들에게 색다른 증명사진을 찍어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지금의 ‘시현하다’가 성장하게 된 뿌리가 되었다


*시현하다: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컬러풀한 증명사진을 시작한 기록관. 시현하다에서는 사진관 대신 ‘기록관’, 사진사 대신 ‘기록가’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사진 출처 : 시현하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시현하다 인스타그램


당신은 어떤 키워드를 가지고 있나요?


모두 똑같은 배경에서 똑같은 표정으로 찍은 사진을 왜 증명사진이라 부르는지.. 시현하다는 아무도 의문을 가지지 않았던 것에 의문을 가지며, 시현하다 만의 철학을 담아 증명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3x5 사이즈의 네모난 작은 틀 안에서, 증명사진을 찍고자 하는 이들이 최대한 각자의 개성을 표현하기를 바랐던 시현하다는 그렇게 되기 위해선 누구보다도 사진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키워드 카드’. 시현하다에서는 증명사진을 찍기에 앞서, 키워드 카드를 통해 고객이 자신에게 어울리는 단어, 스타일, 분위기, 표정, 포즈, 배경 색상 등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사진 출처 : 시현하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시현하다 제공


당신의 색은 무엇인가요?


키워드 카드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에 대해 어느 정도 정의를 내렸으면, 그 다음 단계는 기록가와의 상담 시간이 주어진다. 증명사진의 배경 컬러와 포즈를 확정 짓기 위함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 시현하다를 방문한 이들에게 시현하다는 단순히 증명사진 한 장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을 주고 그것을 토대로 증명사진 속의 나를 가장 나답게 표현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다.

시현하다를 통해 최근 증명사진을 찍은 한 고객은 이런 말을 했다. ‘평소 나와 어울리는 색은 어두운 무채색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막상 시현하다에서 상담을 받고 보니 나에게 통통 튀는 연두색이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시현하다’는 이름 그대로, 증명사진을 통해 내면에 숨어있는 개개인 고유의 색을 시현하는 중이다.


사진 출처 : 시현하다 공식 홈페이지


'누구나 고유의 색이 있다'


누구나 한 번 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증명사진을 찍고 보정된 결과물을 받고 나서 ‘이게 누구지?’ 했던 경험 말이다. 나의 컴플렉스가 여과 없이 드러나는 사진도 싫지만, 잡티 하나 없이 뽀샤시 한 보정 사진은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시현하다는 ‘누구나 고유의 색이 있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기존 사진관들이 진행해왔던 보편적인 미인상에 맞는 보정의 틀 마저도 깨버렸다. 기록가와 고객이 1:1로 대화를 나누며 진행하는 보정은 자신의 얼굴에 대한 평가를 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을 알아가고 그것을 사랑하게 되는 시간이다. 각기 얼굴에 맞는 자연스러운 리터치를 통해 개개인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 것. 그것이 시현하다가 생각하는 보정이다.


사진 출처 : 시현하다 공식 홈페이지
사진 출처 : 시현하다 공식 홈페이지


‘나만의 순간을 기록한다’


리터치 작업까지 마쳤다면, 이제 시현하다가 준비한 마지막 선물이 남아있다. 기존의 사진관들은 증명사진을 대부분 파란색 종이 봉투에 담아주곤 했었는데, 시현하다는 패키징까지도 신경을 써, 받는 이들로 하여금 사진을 선물 받는 느낌을 들게 한다. ‘나만의 순간을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카세트 테이프 케이스 안에 사진을 넣어 주는 시현하다만의 패키지는 과연 신의 한 수, 아니 시현의 한 수라 할 수 있겠다.

시현하다에서 증명사진을 찍는 이들은 ‘나의 젊음을 기록하기 위해’, ‘나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말한다. 더 이상은 증명사진이 제출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도구이자 콘텐츠가 된 것이다. 아무도 넘으려 하지 않았던 기존의 3x5 프레임을 깨버리고, 증명사진을 말 그대로 나를 증명하는 매체로 만든 시현하다의 김시현 기록가.

자세히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프레임이 있다. 원래 그랬으니까, 누구나 다 그렇게 하니까.. 하며 당연시 여겼던 프레임에 한번쯤 의문을 가져본다면 어떨까? 그 프레임을 깨는 순간, 세상은 더 다채로운 컬러로 가득 찰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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