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글: 중문의 미학
우리 집에 처음으로 중문이 생겼다.
이 중문을 선택하기 위해 주말마다 다양한 중문을 찾아보았다. 폴딩도어 중문, 2연동 중문, 3연동 중문, 슬라이딩 도어 중문, 대칭 양개형 중문, 비대칭 양개형 중문 등 형태부터 모양까지 다양하게 나뉜다.
우리가 중문을 선택할 때 기준은 단 한 가지였다.
디. 자. 인.
디자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멋진 중문 디자인이 핵심이었다.
집에 어울릴만한 중문을 찾고 또 찾았지만 기능적으로 이 중문이 집에 도움을 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공간 탐색에 나서는 사람들은 중문에 대해서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처음 접하는 공간이라고 평한다. 정확히 맞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공간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여름에는 찬 에어컨 바람을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주고, 겨울에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까지 기대한다. 또한, 소음과 냄새까지 차단하는 기능 위주로 많이 살펴본다.
하지만, 우리는 달랐다.
아니 특이했다.
이러한 기능적인 면은 제쳐두고 외부와의 차단, 즉 공간을 분리하고 심미적인 아리따움만을 오로지 추구했다.
그리고 부엌 싱크대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줄 수 있는 디자인, 그리고 거실에서 방들로 이어지는 복도들과 어울리는 디자인만을 추구했다.
문의 종류가 결정되었다면 그 문에 들어가는 재질 결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유리를 많이 선택하며, 불투명 유리부터 투명 유리까지 다양한 유리가 존재한다.
우리는 싱크대를 강조했기에 이러한 싱크대가 현관문을 열자 바로 보이도록 투명 유리로 선택했다. 대칭 양개형 문에 투명 유리. 하나의 결정이 더 남았다. 통 유리로 하느냐, 아니면 중간에 한번 나누느냐. 안전상의 문제로 중간에 한번 나눈 모양으로 선택했다.
아마, 통유리로 했다면 더욱 멋졌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