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직원을 뽑는 나만의 기준
그래서 지금은 어떻냐고?
그때 그 미등록한 어머니의 질문, “선생님은 몇 분 이신가요?”에 이제는 목에 힘을 주고 답할 수 있다. "네, 어머니. 원어민 선생님도 계시고, 저를 제외하고도 선생님도 4분이 계십니다."라고 말이다.
<선생님들과 회식하던 어느 여름의 모습>
그 사이 나는 수많은 선생님을 면접을 위해 만나고, 학부모 상담을 통해 원장으로서의 경험치가 쌓여갔다. 나름의 검증도 거치며 사람을 보는 안목도 생겼다. 또 기가 센 선생님과 학부모들에게 밀리지 않으려, 안 보던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같은 책도 들춰보게 되었고, 또 학원장이 들어야 할 교육이 있다면 새벽 2시간 운전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갔다.
그 사이 나만의 채용 기준이 생겼는데, 그건 다음과 같다.
<선생님을 채용하는 나만의 기준>
1.'스펙이 좋다'는 것이 '아이들을 잘 가르친다'는 것과 같은 말은 아니라는 점
(선생님은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무언가를 '하도록'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 그런데 종종 내가 가진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데만 집중하는 분들은 아이들과 소통이 어려워 힘들어한다. 어리고 스펙 좋은 선생님도 좋지만, 그보다 아이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고 인성을 갖춘 분인가에 더 비중을 두게 되었다. 일은 가르치면 되지만, 인성은 내가 가르칠 수가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2. 신뢰감 있는 목소리를 지녔는지, 그리고 정확한 발음을 하는 지의 여부이다.
(그래서 나는 첫 전화 통화 시 마음속으로 90프로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영어학원이다 보니 선생님의 발음과 목소리 톤은 중요한데, 지나치게 높거나 허스키한 목소리는 선발 후 순위가 된다. 내용 전달과 소통에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3. 사전에 학원과 프로그램(혹은 블로그)을 미리 검색하고 오는지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이것 조자 안 하고 그냥 오는 분들이 많다. 우리는 단순한 영어학원이 아니고 영어독서 지도를 해야 하는 곳이다 보니 프로그램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면 오래 근무를 할 수가 없다. 물론 그런 준비 없는 분들 선발하지 않지만, 급해서 하더라도 오래가지 않았던 경험이 있기에 꼭 이 질문을 한다.)
4. '향후 내 학원을 하실 예비 원장님을 모십니다.'라는 문구가 구인광고에 추가되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강사일 때와 원장일 때의 시야와 마인드가 차이가 크다. 아는 만큼 관심을 보이는 만큼 보이기 때문이다. ’ 배워서 나가서 차리면 어떡하지?‘ 가 아니라, 배워서 차릴 만큼의 적극성으로 일을 대하실 분과 함께 하는 게 윈윈 하는 길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5.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배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분을 우대한다.
(교육자로서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해선 지식 보다 더 중요한건 이끌어 줄 지혜와 따뜻한 가슴이다. 새로운 배움에 대한 열린 자세와 실천, 교사로서 그런 마인드와 철학이 없다면 아이들도 선생님을 따르지 않고, 동기 부여와 적극적 학습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새 선생님께는 교육철학 알리기, 학원의 필독도서 등 지정 도서를 정해 후기를 제출하게 하여 우리 원에 녹아들게 하며 조금 귀찮게 하는 편이다. 이런 재교육과 자기 계발을 즐거워 하는 분이면 좋겠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갑자기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컴퓨터 활용 능력과 화상회의 프로그램이나 SNS를 능숙하게 다루는 분을 우대하는 조항이 추가되었다.)
학원 강사는 잠시 거쳐가는 직업이라는 인식 사이에서 나의 과제는 오랫동안 일하며 함께 비전을 만들어갈 선생님을 모시는 것이었다. 그 사이 하나 더 깨달은 것이 있는데, ’나처럼‘일하는 선생님은 그 어느 곳에도 없고 찾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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