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최인철, 21세기북스
우리는 모두 내로남불의 달인이다.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본성이 그렇다. 왜냐하면 인간은 대체로 자기중심적이기 때문이다. 일부 단서를 통해 누군가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면서도 타인이 단편적인 정보로 나에 대해 파악했다고 하면 “니가 뭔데 나를 판단해?”라 외치는 게 사람이다.
저자는 ‘프레임’이라는 개념을 통해 궁극적으로 “지혜”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 지혜란,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대체로 자기중심적이고 현재 중심적이다. 내 선택은 객관적이고 보편적이라고 착각하고, 과거와 미래를 현재의 관점에서 왜곡시키기 일쑤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우리의 선택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프레임을 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사람,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
여기서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과 지각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집에 있는 창문처럼 말이다. 단어, 질문의 순서, 은유, 정의(definition) 등이 프레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프레임은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지기에 프레임이 바뀌면 생각, 말, 행동, 더 나아가 인생 전체가 바뀔 수 있다.
‘사람 프레임’과 ‘상황 프레임’을 비교한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문제의 원인을 어떠한 사람의 특성에 두는 것과 사건의 맥락을 살펴보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또, ‘내가 상황이다’ 프레임 또한 인상 깊었다. ‘자기 프레임’을 깨야 한다는 말과 일면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기 프레임’은 자의식을 버리라는 말에 가깝고, ‘내가 상황이다’ 프레임은 타인의 가치관, 혹은 분위기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라 생각한다. 저자에 따르면 하품만큼이나 행복도 전염된다고 한다. 무려 친구의 친구의 친구에게까지! (믿거나 말거나~) 긍정적인 사람의 곁에 있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는 경험적 사실이 떠오른다.
다니엘 카너만의 시스템 1과 시스템 2, 애니 듀크의 <결정>,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등 다양한 책들이 떠올랐다. 어떻게 보면 약간 교과서적인 뻔한 내용도 있었지만 많은 책에서 공통적으로 외치는 메시지라면 다시금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흘려듣지 않는 편이 좋겠다.
나의 한계를 알고, 조금 더 관용적이고, 여러 상황을 고려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이미지 출처: 알라딘, PEXELS Norbert Kundra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