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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쌤 Feb 18. 2022

학원에 가기 싫다는 아이에게(3)

학습 대화의 힘

"학원을 바꾸는 건 어때요?"


초등 3학년 아이 치고는 꽤 매력적인 대안을 내놓은 하니였습니다. 영어 실력이 늘지 않는 건 원하지 않은데 지금 다니는 학원이 친구들이 다니는 다른 학원에 비해 힘든 것 같으니 바꾸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제가 학원을 바꾸자! 말자! 하는 건 좋은 답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니가 학원을 바꾸겠다고 조른 것도 아니고 질문 형태로 물어본 것은 본인도 마음이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게다가 하니가 학원을 계속 다닌다고 학습 정서가 당장에 급격히 나빠질 것도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 기회를 삼아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학원 변경의 기준]을 말이죠.


"공부하는 게 힘들고 잘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면 학원을 바꿀 수도 있지. 지금 다니는 학원이 하니의 공부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니?"

"그건 아니에요. 도움이 많이 돼요. 확실히 실력도 늘었고요."

"혹시 학원에 다니면 영어가 너무 싫어질 것 같아?"

"음... 그렇진 않아요. 막상 가면 재미있거든요."

"학원은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해 가는 곳이거든. 그래서 공부에 방해가 되면 바꾸는 게 맞아.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신중히 더 생각해 볼 필요는 있어."

"음... 그럼 내년까지는 다녀볼래요."

"대신 학원 다니는 게 하니의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공부가 너무 싫어질 것 같으면 엄마한테 꼭 이야기해줘야 해! 그땐 같이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하니깐!"


이렇게 학원에 대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여기에 쓴 대화가 전부는 아닙니다. 학원 이야기를 하면서 '공부를 왜 해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거든요. 교과 관련 학원에 다니는 일이 즐거운 아이가 얼마나 될까요? 그렇기에 '공부는 왜 해야 할까?', '학원은 왜 가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이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같이 형성되지 않으면 아무리 부모가 "학원에 다니는 게 공부에 도움이 되니깐 다녀야 한단다!"이야기해도 소용없습니다. 공부 자체가 아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공부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논리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공부의 목적 명확히 알기 -> 학원에 가는 목적 명확히 알기 -> 학원에 가기 싫은 마음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이런 순서대로 대화가 이어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공부의 목적에 대한 대화를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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