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될 때 ‘큰 변화가 있기보다는 안정적인 1년을 보내고 싶다’고 했었는데, 막상 한 해가 끝나고 돌이켜보니 이렇게나 굵직한 사건들을 겪어낸 해가 또 없었다. 다행히도 대부분 좋은 일들이었다. 성공적으로 이직을 했고, <슬램덩크>에 입덕했고, 몇 년 만에 연애를 시작했고, 책도 출간했다. 참으로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를 마무리하는 멘트로 ‘내년에는 부디 안정적인 한 해를 보내고 싶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럴 리가 없다는 걸 이제는 잘 안다. 내년에도 올해처럼 익숙하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서 예상치도 못한 일들을 겪어내겠지. 때로는 슬프거나 화나는 일도 있겠지만 늘 그랬듯 돌아보면 좋았던 기억들만 남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걱정보다는 기대를 해야겠다. 힘든 일들을 지나치다 보면 좀 더 단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테니 그건 또 그것대로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미운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을,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진 것들을 떠올리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