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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틈달 Aug 22. 2024

나는 소시오패스와 결혼했다.

1화 - 당신은 당신의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아나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최소 4계절을 돌았고 2년 가까이 만나서 결혼을 했다. 여느 평범한 다른 커플들과 비슷하다 생각했다. 뜨겁게 만나 적당한 여행과 적당한 데이트, 적당한 선물을 주고받는 그런 연애를 했다.


은사님을 찾아뵙는 줄 알았다. 꽃과 케이크, 손 편지로 따스한 봄, 프러포즈를 받았고, 그의 첫인상처럼 강렬한 계절에 버진로드가 길고 예쁜 식장에서 함께 고른 웨딩슈즈를 신고 발걸음을 내디뎠다.


신부가 너무 많이 웃는다며 친구와 지인들은 타박과 칭찬을 고루 건넸다. 열흘간의 신혼여행을 마치고

(특정화 하지 않기 위해 나라나 도시 이름 은 적지 않지만 휴가지는 아니었다) 나의 부모님이 해주신 아파트에서 알콩달콩한 (너무 뻔하다 생각 하실지들 모르시겠지만 최소한 깨..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겠다)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적당하게 일 년 반의 신혼을 보냈고, 계획임신을 시작 계절 좋은 봄에 바로 아이를 낳는 평탄하고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그는 외국계기업을 다녔고, 나는 작은 가게(품목은 말하지 않겠다)를 했다. 아이의 이유식을 두 번씩 만들고 책 육아와 몸놀이를 같이 해주는 독박육아 라 불리는 시스템이었지만 바쁜 그는 일을 하고 나는 매장과 육아를 같이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아이는 순했고, 100일도 전에 통잠을 잤으며 이유식 거부나 알레르기도 없이 사고나 사건 없이 잘 자랐다.

최소한 내 아이가 열 살까지는....

나는 좋았다. 여타 부부처럼 싸우기도 했지만 아이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싸움은 없었다. 아이의 기억 속에 엄마아빠의 싸움은 없기를 바랐고 2살 남짓 이혼 위기의 큰 싸움은 있었지만 그 이후 아이가 없을 때, 잠을 잘 때, 아님 주로 메시지를 이용해 말다툼을 하는 정도였기에 아이는 엄마아빠가 아주 행복한 부부구나라는 생각을 갖진 않았겠지만 엄마아빠가 또 싸우는구나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단, 엄마는 아빠에게 한 번씩 혼난다라고는 생각했을지언정...


그는 기분이 상하면 표를 내고 퍼붓는 스타일이다. 기분의 상함이 나일 때도 있지만 외부의 상황에서 기분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 오래가지는 않는다. 난 입을 닫아버리는 타입이고 그의 기분이 나아지면 다시 괜찮아졌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았다.. 그는 나르...라는 걸...


"나르"라는 용어는 나중에 다시 한번 에피소드로 이야기하겠지만, 그리스 신화의 나르시스, 나르시시즘, 나르시시스트의 그 나르가 맞다.


결혼 전 나의 시누이 중 한 명이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내게 물었다.

-"얼마나 만났죠?"

-" 일 년 반 정도요~"

-"ㅎ... 일 년 반 정도로 사람을 알겠어요? 난 남자친구랑 7년째여도 잘 모르겠던데.."

가벼운 웃음으로 넘겼다. 그런가...? 세상은 좋은 사람, 좋은 사람, 맞는 사람, 나랑 맞지 않는 사람 그러다 한 번씩 나쁜 사람... 뭐 이런 거 아닌가...?

그는 성실하고 남자답고 사랑하는 방식이 나와는 좀 다를 뿐, 좋은 사람이니 난 그를 만나고 앞으로 함께 하고 싶은 거뿐인데... 미래의 시누이님이 ㅎㅎ 날 길들이기 하는 것인가..?라고 생각 했었다.

12년이 지난 결과론적으로 그녀가 맞았고, 나는 틀렸다. 2년을 알았고, 10년간 결혼 생활을 했어도, 난 그를 전혀 몰랐다. 그와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그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을 것이다.

이제 나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다.


판도라의 상자....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가 판도라를 인간세계에 보내면서 함께 보내진 상자..

열지 말라고 했지만 결국 판도라가 열고만 그 상자..

판도라는 상자를 열고 과연 후회를 했을까..

제우스를 말을 들어야 했다고 생각했을까...


그 당시 판도라의 마음은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사람마다 자신에게 주어진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말지에 대한 의문은 각자가 갖고 있고 고민하겠지만 난 판도라의 상자가 열림에 한없는 감사를 표한다.

다음 이야기에서 드디어 판도라 상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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