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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면규 칼럼니스트
Apr 21. 2024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은 1915년 11월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났으며 '왕회장'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1세대 기업인 중 한 명이자 정치인이다.
특히 그는 "이봐, 해봤어? 성패는 일하는 사람의 자세에 달려 있는 거야, 무슨 일이든 확신 90%와 자신감 10%로 밀고 나가는 거야, 길을 모르면 길을 찾고, 길이 없으면 길을 닦아야지" 등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현대그룹을 이끌었던 아산의 멋진 일화 한 토막이 소개되고 있다. 어느 날 민주화 운동을 하는 부산 대학생들과 토론을 하였는데 수십 명의 학생이 늙은 정주영 회장 한 명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되었다.
토론이 끝나고 훗날 교수들이 찾아와 "정 회장님은 어떻게 말을 잘하십니까?"하고 물었다. "학생들의 질문을 거침없이 전부 받아 내다니~" 그 비법이 궁금하다면서 알려 달라고 했다.
그러자, 아산은 "아는 것이 없어야 말을 잘합니다. 학식이 높은 사람은 이렇게 말하면 저게 틀릴까라는 생각 때문에 말을 못 하지만, 나는 무식해서 느끼는 대로 말해서 말을 잘하는 것입니다"라며 소학교만 나온 아산이 오히려 대학 교수들을 가르치면서 "배우지 못했다 하더라도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걸 강조했다.
"정 회장, 당신은 소학교 밖에 안 나온 것 아니오?"라고 박정희 대통령이 묻자 "저는 신문대학을 졸업했습니다" 대답했다는 유명한 에피소드도 있다.
'자신감'이라는 건 이렇게 중요한 것이다. 정주영 회장이 1971년 9월 영국에서 "500원 지폐와 거북선"을 보여 주면서 차관 유치에 성공했다고 하는 일화는 강의하는 사람들의 단골 메뉴 중 하나이다.
오랜만에 아침 일찍 검단산을 오르면서 "결단은 칼처럼, 행동은 물소처럼" 뚝심과 배짱으로 자신의 철학을 몸소 실천했던 아산의 기업가 정신이 문득 생각난다.
더불어, 의지와 집념으로 세상을 한껏 주무르며 포효했던 사람도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게 세상의 이치인 것 같다는 생각이 오버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