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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렌디퍼 제이드 May 22. 2024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

변화를 위해 행동만큼 중요한 것

"자신을 믿으세요"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말들 좋아하지 않습니다.

너무 추상적이고 꼰대들이 하는 뻔한 이야기처럼 들려서요.


네이버 국어사전에 '자신'을 검색하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거나, 그렇게 될 거라고 스스로 굳게 믿음"이라 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스스로를 굳게 믿는 마음은 도대체 어디서 나올까요?


정체성의 변화는 "나 자신을 믿으려고 노력한다”가 아닌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과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의심이 많은 우리 인간의 두뇌는 스스로에게 납득이 될 만한 근거 없이는 손쉽게 믿지 않는 성향이 있습니다. 확신을 얻기 위해서는 검색, 책, 주변 사람의 의견 또는 경험 등을 통한 ‘나름대로’의 검증을 거친 후 도달합니다.


그러나 보통 이 검증은 매우 한정적이고 과거의 사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인간 두뇌의 목적은 정확한 사리분별이 아닌 생존과 번식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뇌의 자동화 기능을 활용하여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비슷한 것을 모아 패턴을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항상 약속을 늦는 친구 숙자를 처음에는 이해해 주겠지만, 반복되면 약속시간을 일부러 늦게 잡기도 하고 나중에는 약속 잡기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숙자가 늦는 것”라는 경험을 토대로 “또 늦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패턴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나와 나 사이"에서도 같아요.


나와의 크고 작은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나요?

내가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자신]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리 뇌가 납득할만한 적절한 증거 수집이 필요합니다. 수집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약속과 그를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것이 있어야겠죠.


사실 약속은 크고 거창한 것일 필요 없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바로 물 마시기, 하루에 10분 걷기, 일어나자마자 이불정리하기 등 사소한 것부터 시작됩니다. 미세하고 하찮은 약속을 잘 지키는 날이 많아질수록, 크고 묵직한 약속들도 지킬 수 있게 되고,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마음도 길러집니다.


저는 사실 저와의 언약을 정말 끔찍하게 안 지키는 사람이었어요.(물론 지금도 안 지켜지는 영역이 아주 많아요) 타인과의 약속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려고 공들이는데 스스로 와의 약속을 깨기 일쑤였어요.


"내일부터 매일 명상해야지"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야지"
"내일은 옷장 정리를 해야지"

이런 목표와 다짐을 세우고도 실제로 해내는 날보다는 스킵하는 날이 더 많아지면서 "에이, 어차피 안 할 거잖아!" 하면서 먼저 포기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하게 되었죠. 자신을 완전히 산실 해버린 기분이었어요.


그러던 중 작년 1월, 새벽 5시에 일어나 나만의 아침을 시작하자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주일만 해보자고 생각했지만, 지키고 나니 성취감과 만족감이 차오르면서 1달, 3달,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80% 이상은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평생 동안 아침형 인간이 될 수 없다고 뿌리 깊게 믿어왔던 내 정체성과의 싸움을 통해 얻은 것은, 단순히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다"[또는 지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새로운 습관을 도입할 때, “무엇을 어떻게 할지”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정체성의 근간에서 접근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학교나 직장을 가야 하니까" "성공한 사람들은 새벽에 일어난다고 했으니"나 "미라클모닝이 유행이니까"와 같은 외부적 이유가 아닌, "새벽에 일어날 필요 없지만 해보고 싶어서""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니까"의 등의 내적 동기에서 비롯기 때문에 변화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지속되는 변화는 내가 누구로 성장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내적인 동기에서 출발합니다.

그 변화는 “나 자신을 믿으려고 노력한다”가 아닌 “믿을 수밖에 없는 증거”를 수집하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꼭 기억해야 하는 것은 지키지 못할 것을 너무 한 번에 많이 세우지 않는 것, 그리고 못 지키는 상황을 마주하면 “역시 나는 안돼, 망했다” 가 아닌 “내일부터 다시 해보지 뭐”의 태도입니다. 언제나 약속은 완벽한 성취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나와의 신뢰를 더 깊게 다지는 과정입니다.


앞으로도 나만의 동기와 증거를 찾아 삶을 진동시키시길,


사랑합니다! 



내가 원하는 정체성을 위해 지킬수 있는 하나의 작은 약속은 무엇이며 그 약속을 지켜낸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Every action you take is a vote for the type of person you wish to become. No single instance will transform your beliefs, but as the votes build up, so does the evidence of your new identity.”
 

" 당신이 행하는 모든 행동은 당신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투표입니다. 단 한 번의 사례로 신념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투표가 쌓일수록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근거도 늘어납니다.”
 

James Cl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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