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니카 Aug 06. 2024

Ellsworth Kelly 전시@루이비통 재단

형태와 색

오랜만에 루이비통 재단을 갔다. 월요일 오후 3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프라임 타임이다. 먼저 브로셔를 집은 뒤, 기념품 샵에 들어갔다. 해당 전시에서 어떤 작품이 주요 작품인지 보려면 기념품 샵에 들어가면 알 수 있다. 엽서에 나온 그림이 해당 전시의 주요 작품이다. 마티스의 빨간 스튜디오가 메인이구나. 차례대로 보기 위해 우선 지하로 내려갔다. 현재 마티스 전시와 켈리 전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우선 켈리 전시부터 감상해본다.



엘스워스 켈리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단순한 형태와 다양한 색감의 현대 추상화의 거장.


그의 작품 세계에 관심이 생기는 이유는 지하 오디토리움에 걸려 있는 작품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각종 연주회가 이곳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데 무대 바로 뒤에 무지개색의 긴 직사각형 12개의 색상이 그의 작품이다. 제목은 Spectrum IIIV. 이곳에서 조성진과 임윤찬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봤다.


그리고 연주회장 곳곳에 5가지 색상의 네모난 작품이 걸려있다.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녹색, 보라색 이렇게 5개 색깔을 찾을 수 있다.


마침 도슨트가 한 켠에서 설명을 하고 있어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12개 색깔 중에서 양 끝의 노란색은 다른 색이라고 했다. 자세히 보니 그랬다. 왼쪽 노란색은 녹색이 들어간 노란색. 오른쪽 노란색은 깔끔한 노란색.


그리고 오디토리움 오른쪽에 큰 창이 있는데 이곳에서 해가 들어오기 때문에 오른쪽은빨간색, 주황색 등 따뜻한 색감을 배치했고, 왼쪽은 파란색, 녹색 등 차가운 색을 배치했다고 했다. 또한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올 때 환대하는 뜻에서 연주자가 나오는 곳을 향해 빨간색을 걸어놨다. 노란색은 오디토리움의 높이이기도 하다. 연주회가 있을 때에는 바닥에서 의자가 올라오기 때문에 뒤에 있는 보라색 네모는 보이지 않게 된다고도 덧붙여 설명했다.


수없이 왔던 이 공간, 그리고 수없이 봤던 켈리의 작품을 이렇게 켈리 전을 통해 도슨트로부터 작품 세계를 직접 들으니 켈리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되었다. 왜 루이비통 재단은 오디토리움에 켈리의 그림을 걸고, 어떤 이유로 이렇게 색상을 배치했는지도 알게 되었다.


Spectrum IIIV
그는 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오디토리움을 나와서 다른 전시실로 들어갔다. 색깔이 매우 선명하고 깔끔했다.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어떤 작품은 설명에 양배추색, 시금치색, 겨자색이라고 되어 있었다. 실제 자연에서, 사물에서 영감을 받아 색깔을 표현하는구나. 남프랑스 지중해를 표현한 작품도 네모나고 심플했다. 켈리는 모든 그림을 형태와 색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네모, 세모, 커브, 그리고 색상. 세상을 이렇게 형태로 바라봤다.


그는 벽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

Le fond c'est le mur. (The wall is the ground)


"Je ne suis pas intéressé par les peintures telles qu'on les définit depuis si longtemps, accrochées au mur comme des tableaux. Finissons-en avec les tableaux, les peintures doivent être le mur.'


(좌) 기차 풍경이란 제목의 그림. 양배추, 시금치, 머스타드 색상으로 표현한 점이 독창적이다.


노란 커브라는 작품의 경우 바닥에 설치했다. 벽에 그림을 걸기 보다는 바닥을 활용했는데 커브가 있는 곳과 벽이 맞닿은 곳은 빛을 받아서 벽 주변 부분이 약간 노랗게 보이는것도 독특했다. 마음이 차분해졌다.



파리 올림픽을 위해 지난 바스키야 워홀 전시 때 대여한 오륜기기 그려진 작품을 연장해서 전시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피아니스트 조성진 연주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