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움직이는 테디 베어 ‘푸들’
나는 요즘 인기가 아주 많은 푸들이라 합니다.
테디 베어 인형 같은 컬이 귀엽기 그지없는 푸들이 원래는 새 사냥개였다는 거 아시는지요?
내 이름은 독일어 ‘푸데른’에서 비롯됐는데 ‘물에 뛰어들어 첨벙첨벙 소리를 내다’는 뜻이에요.
원래 새 사냥개였던 스탠더드 푸들이 새 사냥을 할 때 물 속에 떨어진 새를 건져오던 모습에서 유래한 말인 거죠.
프랑스와 독일에서 서로 자기들이 원산지라고 주장하는데 정작 유명해진 건 영국에서 수입한 이후랍니다.
나는 키에 따라 중대형인 스탠더드 푸들(38cm 이상), 중형인 미니어처 푸들(25~38cm), 소형인 토이 푸들(25cm 이하)로 분류됩니다.
그런데 몇몇 브리더 들이 토이 푸들보다 더 작은 변종으로 ‘티컵’ 푸들까지 만들었어요.
하지만 너무 작은 개들은 관절에 무리가 오기도 하고 새끼를 가지거나 출산할 때 문제점이 많아요.
인간들의 별난 욕심 때문에 희생되는 개들이 더 이상 생겨서는 안 되겠지요.
푸들은 머리가 좋기로 유명한 개입니다.
보더 콜리 다음가는 지능으로 배변훈련은 물론 어지간한 동작을 배우는 데는 따를 개가 없다고 해요.
어떤 친구는 따로 배변훈련을 받지 않아도 다른 개가 패드에 응가 하는 모습만 보고도 마스터 한다고 하더군요.
다만 주인이 너무 오냐오냐 하는 스타일이면 좋은 머리로 이를 역이용하는 약은 녀석도 있으니 조심하시기를…ㅋㅋ
그리고 사람과 친화력이 높은 만큼 혼자일 때 외로움도 심하게 타고 분리불안 증세도 잘 생겨요.
나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용모에 도시에 어울리는 세련됨도 갖추고 있다고들 해요.
양처럼 곱슬곱슬하고 촘촘히 난 털은 잘 빠지지 않아서 집안에 털이 날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나 털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키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다만 털이 계속 자라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잘라주고 빗질도 자주 해주는 게 좋아요.
성격은 외모 그대로 깜찍하고 사교성이 있어 애교 만점에다 지혜롭고 영리해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듣고 훈련도 잘 소화해내지요.
푸들은 성질이 온순하고 공격성도 낮아서 다른 강아지뿐만 아니라 고양이 하고도 친하게 잘 지낼 수 있어요.
또 가족 중 누구와도 잘 지내는 댕댕이여서 노인이나 어린이가 있는 어느 가정에도 잘 어울리는 반려견이에요.
가끔 새침데기처럼 앙탈을 부리는 행동을 할 때도 있지만 훈련으로 고칠 수 있어요.
끝으로 하나 더, 갈색 푸들이 많은 만큼 이름을 ‘초코’라 짓는 경우가 많은데요, 초콜릿은 개들에게 치명적인 음식이란 거 다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