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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Jeung Feb 12. 2016

그 어떤 가면도 벗어던지고 '나답게'

Lossing All My Shit with Writing

#01

2016년, 그리고 한 달 하고 8번째 날을 살아가는 중.


'지금껏 가면을 벗고 또 벗었건만

왜 여전히 답답한 것일까.'
'나는 누구인가. 나라는 사람의 색깔은 어떤 색일까.'
'나만의 삶을 살아간다면서 왜 이리 답답한 것일까.'
'미친 듯이 솔직해지고 싶다. 정말 나다운 게 뭘까.'


고민들이 꼬리를 물고

나를 참으로 답답하게 만든다.


#02

스스로를 '녹색'이라고 여겼던 2015년.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어.

녹색, 내가 사랑하는 푸른색의 느낌.

아낌없이 내어주며

너무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만큼 편안하고

변함없이 그 자리에 존재하는 녹색.

누구든 다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

녹색 같은 사람."


나는 내 색깔이  녹색인 양,

스스로를 '녹색을 닮은 여자'라고 칭하며

녹색을 풍기며 살았다.


2015년이 끝날 무렵,

디자인 관련 수업을 듣던 중에

충격적인 순간을 맞이했다.


수업 중간에 진행된 검사였는데,

끌리는 색을 고르고

색깔마다 나와있는 자세한 성향들을 보며

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가장 끌리는 한 가지 색을 골라보세요."라는

선생님의 말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세밀하게 짜인 색상표를 보았다.


'과연 내 색은 무엇일까?'

이럴 수가. 대여섯 개의 색깔이 한순간 튀어나왔다.

지금까지 스스로를 녹색이라고 여겼었지만
내게 튀어나오는 색깔들은 참으로 다양했다.

다양하게 튀어나오는 색깔들을 보며 당황했다.

'지금껏 믿어오고 살아왔던 나의 색깔은

녹색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했다.  


나는 그저 녹색이 주는 산소공급이 필요했고,

편안함이 필요했기에 산소통 정도로 여기며
그 색깔에 안주해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는 '녹색을 닮은 여자'라는

블로그의 닉네임을 내리고
진정으로 내 색깔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2016년의 목표를

'오롯이 나답게 살아가기_내 색깔 찾기'로 잡았다.


#03

하지만 여전한 답답함 속에서 오늘을 보냈다.

정말 너무도 구리게.
우울함도, 무기력함도 아닌 알 수 없는 구림 속에서
나는 아껴두었던 책을 펼쳤다.

떠나고 싶을 때 읽자고 아껴두었던

"생에 한 번, 반드시 떠나야 할 여행이 있다_저니맨"이라는 책을 펼쳤다.

책 초반에 LLAMSIL'Lossing All My Shit In Laos'라는 말이 있었다.

저자가 라오스에서 탔던 친구의 배에 쓰인 글귀다.

'라오스에서 내 모든 군더더기들로부터 탈출하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문구를 보자마자

"오? 나도 나의 구린 군더더기에서 탈출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는 라오스 대신 솔직한 글쓰기를 하며

정말 My Shit 같은 내 구림을 벗어던져보려고 한다.


나를 솔직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

나답게 살지 못하게 막는 것.
나만의 틀, 생각, 가면, 오랜 습관 등등.

그게 무엇이든 간에 다 벗어던지자.


정말 솔직하고 편하게

26년 묵은 체증이 다 가셨다는 소리가 나오도록

'사이다'를 시원히 원샷하고 꺼억-하고

나의 구림을 던져버리는 2016년이 되길.


Prologue로 글쓰기 시작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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