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는 넘어짐으로부터 시작된다
온실을 떠날 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내 마음이 알려주는 것만 같다. 내가 온실을 떠나지 못했던 것은 그저 두려움때문이었을까. 편안함과 안락함을 놓을 용기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네 자신으로 사는 것까지 포기할 순 없으니 발 등에 불이 떨어졌구나. 가엾은 아기새야.
어른인냥 행동하던 모든 것들이 내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나는 법을 배우면 되. 하루라도 더 빨리 울타리를 벗어나 훨훨 날아봐.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 꽂아두는 영양제는 화초를 더 약하게한다. 언제라도, 그 어떤 순간에도 스스로 일어서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일어서볼까. 넘어질까 두려워 다리를 후들거리고 있니. 가엾은 아기새야.
일어서 본 적이 없으니 넘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에게 왜 넘어지느냐 묻지 않는 것 처럼. 도리어 넘어지지 않으면 걸음마를 배우지 못하는 것 처럼. 그러니 딱 넘어질 용기만 내자. 어느새 날게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