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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Jeung Jul 11. 2016

애씀의 가면

애씀을 벗어던지고 나로 살고싶다면

내 인생에 대충이라는 것이 어색한, 무슨 일을 만나든 애쓰며 해내는 이유, 그리고 내가 여러 우물들을 파들어간 이유. 그것은 바로 나라는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 위함이었다. '나 이만큼 할 수 있어, 이것도 저것도 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내가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인정해주면 안될까.'하며 온 힘을 다했다. 단 맛인지 쓴 맛인지 느끼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스스로가 가치있는 사람으로 평가받기 위해서 나는 감각을 잃었다. 나의 애씀은 몸과 하나 된 습관이 되었다. 내게 편안한 것과 지금껏 해와서 익숙한 것. 과연 나는 둘 중 어떤 것에 가까운 사람일까. 나는 어떻게 디자인 된 사람일까. 애씀을 벗고싶다. 애씀을 벗어던지고 나로 살고싶다.

길을 가다가 구겨진 5만원권 지폐를 발견했을 때, 구겨졌다는 이유로 줍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조금 구겨지고 먼지가 묻었을 지언정, 그 지폐는 자신의 가치를 애써 입증할 필요가 없다. 그 자체로 가치있으니까. 그 모습 그대로 소중하니까.

아기새야, 너도 애쓰며 네가 새라고 입증할 필요가 없다. 그저 스스로 알을 깨고 나가 모든 감각을 깨우고 날면 된다. 애씀없는 솔직함이 곧 나다움이 아닐까. 그러니 이제 가면을 벗자, 그리고 새답게 훨훨 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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