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추한 청춘의 도전&성숙일기 (1)
부끄럽지만 그렇다.
낼모레 마흔... 아니 뭐 이래? 한 것도 없이 나이만 뭐 이만큼이나 먹은 거야?!!! 악!!!
당장 이놈의 나이부터 깎아내고 싶었다.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 나이는 한국만 쓰는 거니까 한국을 뜨면 되잖아?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내 나이 여자 한국 사람의 기준이 되는 사회적, 가정적, 물리적 지위에 한참 못 미치는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이란 겨우 아 몰라 됐고 이렇게 앞자리 바뀔 순 없어. '3'도 아니고 '4'인데...
그러나 쉽지가 않았다.
일단 영어 공부하러 해외 가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둬야겠다고 회사 대표님께 얘기했더니 헛소리하지 말라시며 무시, 부모님은 미쳤다고 어떻게든 눌러 앉히시려고 이 남자, 저 남자 아무나 막 갖다 대며 결혼시켜서 눌러 앉히려 하셨고(아, 이 얘기 다 하면 정말 배 잡고 쓰러지는데... 너무 어이가 없어서.ㅋㅋㅋㅋ), 친구들은 미쳤다를 좋은 말로 "용기가 대단하다"고 했더랬다. 그래도 나름 친구라고... 하하
골드 미스도 아닌 그냥 올드 하기만 한 초라한 싱글인 내가 그리 무모한 시도를 한다니 다들 걱정이 앞서는 눈빛들이었다. 그런 도전이야 젊을 때나 하는 거라며...
심지어 믿었던 멘토님 중의 한 분도... 사람 나이 40대에는 안정적이고 자리도 잡아야 하는데... 또 떠난다고? 그렇다 난 남들 눈에 정상은 아니었던 것이다.
나조차도 막연한데 남들 눈엔들 정상으로 보이겠냐....
그러나 욕먹을 각오하고 시작한 일, 정말 인도행 비행기 티켓을 들고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꼬박 1년의 진통을 겪은 것 같다.
처음 떠나야겠단 생각을 하고 발걸음을 떼기까지.
그렇게 쉽지가 않다.
한국 사회에서 편견과 맞서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그것도 성공의 보장이 있으면 격려라도 받지 그런 것도 없이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은 일단 문자 그대로 '미친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나는 '나이'라는 핸디캡까지 있으니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미친 년'같은 용기가 필요했다.
하아- 그동안의 과정이 주마등같이 스쳐지나 가는구나... 이쯤에서 눈물 한번 훔쳐야겠다, 훌쩍.
그렇게 나의 인도, 미국, 캐나다 무비자 9개월 어학연수를 빙자한 방랑기는 이렇게 시작이 된다지...
어쨋거나 생일 안 지나서 나이 2살 깍는 건 성공 했다지...! 냐하하하하-
#. 배경 사진 설명: 이 와중에 단 거 땡김. 밤 1시에 먹으면 살로 당길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