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유진 Lee yujin Jan 03. 2017

서두를 수록 놓치는 것들

늘 시간에 쫓기는 당신을 위하여

우리는 늘 열심히 살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하얀 토끼처럼

공작 부인과의 약속에 늦지 않기 위해 뛰어가고
하트 여왕의 부름에 바쁘게 다닌다

늘 시계를 보며 다니고, 너무나도 바쁜덕에 앨리스의 등장에도 놀랄 겨를도 없고, 이상한 나라 자체도 흥미롭지가 않다. 


우리도 마찬가지여서

정확한 시간에 일을 끝내야 하고, 
정확한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정확한 시간에 맞춰 회의에 참석해야한다.

시간을 맞추는 것은 사회생활의 기본이자 

신뢰의 기본이기에 우리는 그렇게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시간에 사용하는 메트로놈 박자를 맞추듯
시간이라는 박자를 맞추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정확하게 살기 위해 열심히였던 나

과연 시간을 잘 쓰고, 잘 살아온 것일까?

어른들 말씀에 열심히 일한 기억은 남지 않는다던데...

자꾸 아쉬움에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회사 업무에 몰두하면 할 수록,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면 해낼 수록,

자꾸 본전 생각이 난다

이렇게 살면 내 인생, 내 청춘 뭐하나 남기는 것 없이 그저 바쁘게, 일하느라 다 써버릴것 같으니까.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 누군가의 지혜를 빌릴 생각으로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
나를 지키기위해 방해로부터 까칠해지는 방법

나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고, 좋은 기술을 얻을 수 있지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결국 여유를 가지게 되고, 

그래서 시간의 자유를 얻게 된다면 

아껴쓰고 관리하는 시간 쓰는 방법이 아닌 새로운 방법을 다시 배워야 하지 아닐까?


그러니까

만약 여유롭게 쓸 시간이 많아진다면? 
만약 일해서 먹고사는 걱정이 없어져 더 많은 시간적 자유를 가지게 된다면?

어느정도는 그동안의 보상처럼 느긋하고, 게으른 시간을 보내겠지만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유한한 시간이라는 자원을 가장 소중하게 쓰려고하지 않을까?


실제로 경제적 자유를 얻은 사람들은 자신의 시간을 돈보다도 더 귀하게 여긴다 

더 의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해,

자신의 삶에 가치있는 것을 남기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더 원천적으로 시간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알고 싶다.


넌 시간이랑 안친하구나


시간이랑 친한 여부를 말하다니...

시간은 내 머리속 개념으로만 있는 것이고,

서로의 약속이자 기준을 정해 시간을 보는 것인데,

이건 무슨 말인가?


이 말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자장수가 앨리스에게 한 말이다.


"만약 네가 시간이랑 잘 지낸다면 시간은 네가 원하는 대로 시계를 맞춰 줄 거야. 

예를 들어 아홉시에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네가 시간에게 '나는 점심시간을 좋아해'라고 살짝 귀뜸을 해준다면 

시간은 네가 좋아하는 대로 다 해줄꺼야. 

시계 바늘을 눈 깜짝 할 사이에 점심시간으로 돌려놓을테니까! 

그러면 금새 열 두시, 점심 먹을 시간이 되는거지"


시간은 그렇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고
같은 속도로 흘러가는 시간
그러나 어떻게 기억되느냐에 따라 
시간을 다르게 쓰게된다


모자장수뿐이 아니었다

어린왕자의 여우도 어린왕자에게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벌써 행복해지기 시작할꺼야"


시간을 다르게 사는 방법의 힌트는 여기 다 주어진 것 같다.

시간은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기대하며 사는가?
함께하는 사람과 어떤 경험을 나눌것인가?


결국 시간을 '기대하는 것'으로 부터 시간은 다르게 기억되고, 다르게 살게 되는 것이다.

꿀단지를 좋아하는 곰돌이 푸가 '꿀을 먹는 시간'보다 '꿀을 기대하는 시간'을 더 행복해 한다는 사실이다.


늘 즐겁고 행복한 일로 가득차야 한다처럼 이상적인 이야기도 아니고,

시간을 잘 관리하라는 이야기도 아니지만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시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에 대해

일한 시간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으로 보내고


시간을 어떻게 즐길 것인가?에 대해

행복한 일을 하기전 부터 행복을 기대하면서 보내라는 말이다


일은 어차피 고통스럽다. 

그리고 시간을 맞춰 끝내야 하고, 바쁘게 해야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젠 일에 대한 생각을 좀 바꾸는 일만 가능하다

이것이 시간을 쓰는 비밀이자 지금까지 예로부터 전해지는 시간 쓰는 방법이다


기대하는 생각으로
함께하는 사람과 새로운 미래, 새로운 가능성을 기대하면서 보내는 것.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판타지 소설라는 멋진 틀로 인생의 비밀들을 숨기고 있다. '라이프 레슨', '시크릿' 또는 '자아여행'이라는 말들로 내면의 자아를 마주했을때 우리가 찾고싶어하는 Who Am I? How To Live?의 답들이 들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비밀은 자아라는 가장 큰 적을 대적했을때, 에고의 벽을 무너뜨려야 할 때에만 알게된다. 그래서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가장 고통스럽고 외로운 시기에 나에게 대해, 인생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찾게된다. '원더랜드로 가기 전 앨리스도 떨어졌다'는 나를 이상한 나라의 여정으로 안내해준 시그널이었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되었다(See the unseen). 자아 여행을 해본 사람에게 자신만의 이야기가 주어지듯, 삶의 여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