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NNAH Apr 26. 2021

어느 흔한 30대 초반 여자의 고민

그 어디에도 획일화된 "정답"은 없다. 그냥, 내가 선택한 게 정답일 뿐

영원할 줄만 알았던 나의 20대가 끝이 난지도 한국 나이로는 벌써 1년이 지났다.

한국에서는 빼박 (?) 31살이 된지도 어느덧 4개월이 넘었다 ㅎㅎ


20대 초반에는 30대가 되면, 그 어떤 고민 없이 마치 모든걸 다 알고있을거란 큰 착각(?)에 빠져 있었다.

막상 30대가 되고나니, 물론 예전에 했던 고민은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함과 동시에 새로운 고민을 하고 있었다. 


원래 나의 꿈은 한국나이로 25-26살에는 결혼을 해서, 27살에 젊은 엄마가 되는거였다.

우리 엄마는 24살에 나를 낳으셔서 그런지, 나한테 많은 남자들을 만나보라고 조언해주셨던 기억이 난다.ㅎㅎ

아무래도 엄마가 많이 해보지 못한 연애를 나를 통해 간접 체험(?)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20살때의 꿈은 빨리 결혼해서 젊은 엄마가 되는거였다.ㅎㅎ

진짜 무슨 생각이었는지, 지금 생각하니 참 터무니없이 허무맹랑했던 것 같다.


근데 21살, 22살, 23살 - 이렇게 한살 한살 먹다보니, 참, 인생은 내뜻대로 되는거 하나없고, 매번 실패하는 연애 덕분에(?) 아, 결혼이라는 게 쉬운일이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나 혼자만의 인생 계획을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나 혼자만의 인생계획을 세우기보다, 인생의 파트너를 만나 그와 함께 파트너로서 함께 인생계획을 세우고 싶었다. 


20대 중반을 지나 후반을 향해 갈수록 주변에서 결혼한다는 친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기하면서도, 부러우면서도, 여러가지 복합적인 감정이 들다가, 어느 한 순간에는 '아, 나는 아직 결혼할 시기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29살의 마지막 순간, 딱 30살이 되던 해에 코로나가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하 생략해도 될만큼 너무 빡센 자아성찰의 해였다. 


어두컴컴 길이 전혀 보이지 않았던 2020년이 지나고 나니, 비로소 하나씩 정리가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힘든일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 않은 일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아무리 아픈 사랑을 경험했다 한들, 새로운 사랑은 또 찾아온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진심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더 잘 알게되었고, 그만큼 나만의 기준은 점점 더 업그레이드 되어갔다. 


나는 여전히 계속 흔들리고 있다. 내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너질 것만 같은 날들이 있다. 

한없이 우울해지는 날이 있는가하면, 한없이 즐겁고 행복한 날이 있기도 하다.

그런 순간이 올때마다 이제는 일부러 피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우울해지면 우울해지는대로, 울고싶으면 울고, 행복하면 행복한대로 웃고 놀고, 그렇게 그때의 감정에 순간순간 솔직하게 반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30대의 나는 좀 더 성숙하고 우아한, 하지만 그 속에서도 늘 감정에 솔직한 순간들로 채워졌으면 좋겠다. 

1년뒤에 다시 이 글을 꺼내보았을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다.


오늘도 기꺼이 내 안의 상처를 인정하고 나니, 그만큼 더 행복해진 느낌이 든다. 


2021년 4월 26일 HANNAH 씀. 

작가의 이전글 해외에서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남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