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가족사진을 촬영한 후에 나는 한 가지 고민에 빠졌다. 카메라를 다시 들고 모찌를 촬영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진 다시 찍어볼까?'
유학 시절에 나는 우리 과에는 사진 학과도 포함되었다. 그 당시는 사진을 전공으로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나는 학비를 자비도 부담했었기 때문에 사진을 전공하는 것도 매우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경제력도 있고, 남편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서 좋은 카메라를 구입할 정도는 됐다. 무엇보다 큰 이유는 사진을 해보고 싶다는 20대의 후회감 그리고 모찌의 사진을 많이 남기고 싶었다.
남편과 상의해서 적당한 예산을 세우고 사진 관련 모임에도 가입해서 여러 정보를 얻어서 고심한 끝에 카메라를 구입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이때를 회상하면 정말 상업사진으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사진 촬영을 좋아하다 보니 적성에 맞았고, 내 특기를 살릴 수 있는 플랫폼에 상품을 개설했기 때문에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모찌는 나에게 있어서 복덩어리인 셈이다. 잃어버렸던 꿈에 대한 열정도 일깨워 주었고 새로운 직업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무작정 모찌를 찍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일이 이렇게 잘 풀릴지는 몰랐다.
큰 마음먹고 구입한 카메라는 공교롭게도 토요일에 택배로 도착해서 남편과 함께 언박싱을 했다.
그리고 모찌도 있었다.
이때는 마냥 어린아이처럼 새 물건을 사서 신나 있었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내 인생을 바꿀 줄이야...
카메라를 바꾸고 모찌의 사진을 찍어서 SNS와 블로그에 조금씩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반려동물 카페에도 지원자를 모집해서 샘플 촬영을 시작했다.
반응도 괜찮았고 나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열정이 나왔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모든 일의 시작점에는 항상 모찌가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찌를 위해 시작했고 나도 그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사진을 촬영할 때는 모찌가 생각난다. 어디에선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