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은 기네스 펠트로가 브래드 피트의 여자친구에서 줄리아 로버츠를 이후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로 입지를 다진 시기로 그녀 커리어에 있어서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다. 총 5개의 작품이 개봉했는데, 찰스 디킨스 원작으로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 작업한《위대한 유산》, 미국인이면서 영국에서 찍고 영화 내내 캘빈 클라인 컬렉션을 입은《슬라이딩 도어즈》, 뉴욕 어퍼이스트 올드머니룩의 정점을 보여준《퍼펙트 머더》, 별로 알려지지 않은《블러드 라인》, 그리고 그녀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셰익스피어 인 러브》이다.
이 중에서 영화 <위대한 유산>의 에스텔라 역은 한 남자의 인생을 흔들어 놓을 정도의 팜므파탈적 매력을 보여주어야 했는데 이러한 캐릭터의 완성도 높은 표현을 위해 기네스 팰트로가 도나 카란 (Donna Karan)의 의상을 입은 것이 알려지며 그녀의 브랜드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파슨즈 출신으로 앤클라인에서 경력을 쌓던 도나카란은 "모던한 사람들을 위해 모던한 옷들을 디자인하기 위해(to design modern clothes for modern people)" 1985년 자신 컬렉션을 시작한다. 그녀는 자신이 입는 저지 드레스와 불투명한 라이크라 타이츠 같은 옷만을 디자인하며 실용성을 특히 강조하는 뉴욕 패션계의 스타로 The Queen Of Seventh Avenue라는 별명을 얻게 되고 그러한 인기에 힘입어 1988년 자신의 시그니처라인보다 훨씬 캐주얼하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내세워 세컨 브랜드 DKNY을 선보인다. DKNY는 Donna Karan New York의 줄임말로 한국에서도 그 인기가 상당했다.
이번에 내가 소개한 도나카란의 빈티지 드레스는 비즈 장식이 되어있는 심플한 미니 드레스이다. 더 로우, 피비 필로 등 미니멀리즘의 인기가 몇 년 간 지속되고 있지만 오버사이즈라는 거대한 트렌드 안에서 재해석되는 지금의 미니멀리즘보다 개인적으로는 최대한의 심플함을 추구하면서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90년대 미니멀리즘의 감성을 더 선호하여, 가격과 상관없이 내가 아끼는 제품이다. 내가 모으는 컬렉션 중에 돌체앤가바나의 1998년 S/S 컬렉션에나 발렌시아가의 2002년 카고팬츠, 프라다와 미우미우의 90년대 특정 시즌 제품은 2018년 정도를 기점으로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내 눈에 예쁜 것이 남의 눈에도 예뻐보이나 싶으면서도 도나 카란처럼 브랜드 가치가 하염없이 떨어지고 있는 브랜드들의 전성기 시절 제품들을 헐값에 살 수 있을 때는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아마 2015년을 기점으로 도나카란이 브랜드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2016년 모기업인 LVMH가 도나카란과 DKNY 브랜드를 G-III Apparel Group에 매각하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훼손되었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한다. G-III Apparel Group G-III Apparel Group
함께 매치한 슈즈는 2003 S/S Prada의 Silver Flat Shoes로 저 시즌 선보인 플랫슈즈들은 여전히 가지고 싶은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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