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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storyteller Aug 04. 2024

Prada의 2003년 S/S 실버슈즈

내 기억에 프라다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여전히 신선하면서도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세련된 럭셔리 하우스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컬렉션을 선보였다. 


그 중 2003년 Spring/Summer 컬렉션은 물안경과 같은 선글라스와 목걸이라기보다 턱받이 같은 느낌의 악세서리, 스쿠바 수트 같은 의상들 그리고 메탈릭 슈즈의 스타일링이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룩을 완성해냈다. 



이렇게 다양한 아이템 중에서 내게 가장 웨어러블하게 다가온 것은 메탈릭 플랫 슈즈였다. 특히 실버 플랫슈즈들은 의상의 색상에 구애받지 않고 여름에 매치하기에 시원하고 오랫동안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당시에 한국에 많은 수량이 들어오지도 않았었고, 학생이 내게 너무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구매하지는 못하고 늘 마음 속에만 담아두었었는데, 다시 이 슈즈가 생각나기에 이베이 등을 뒤져 결국 내 손에 두 종류의 프라다 2003년 SS 컬렉션 플랫슈즈를 넣을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아름다운 슈즈를 선보였던 프라다. 2003년 S/S 컬렉션에서는 두번째 줄 왼쪽과 세번째 줄 오른쪽 플랫슈즈를 구입하였다. 



90년대 빈티지 헬무트랭 드레스와 2003년 프라다 실버 플랫을 매치해보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90년대~2000년 초반의 느낌이 난다. 



저번 포스팅에서 소개한 도나 카란의 빈티즈 드레스와 프라다의 실버 플랫슈즈


전반적으로 미니멀한 디자인을 좋아하기 때문에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내게 인상깊었던 컬렉션의 제품들을 잘 서칭해서 찾아보면 요즘 트렌디하다는 브랜드의 제품들보다 내 취향에 맞는 것을 합리적인 가격에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네타포르테, 매치스닷컴 같은 해외의 유명 사이트나 비이커, 8Division를 비롯한 국내의 트렌디하다는 편집샵에서 쇼핑하는 것보다 훨씬 가격면이나 디자인면에서 만족도가 높다. 아마 Z세대를 겨냥해서 나온 요즘 트렌드를 소비하는 영포티(Young Forty) 가 되어 '영포티가 입기 시작하면 끝물'이라는 조롱을 감내하고픈 마음이 없는 탓도 클 것이다. 


어렸을 때는 왜 내 눈에 예쁜 것들은 다 비쌀까하고 한탄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이들어서 좋은 점 중에 하나는 내 눈에 예쁜 것들이 이제는 내가 살 수 있는 가격이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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