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코치 Oct 15. 2023

일상의 기록


일상의 기록


1. 퇴근하니 둘째가 '사회 점수 얼마인지 알아?'라고 묻는다. '설마 백점 받아서 질문한건가?'라는 생각이 순간 들었으나, 현실을 깨닫고... 글쎄? 라고 답하니.. '60점' 이라고 한다. 역시나..


그 후 이어지는 말.. "아 이제 60점이 익숙해졌어." 



2. 60점 받은 며칠 후 아이가 다시 말한다. '난 평균은 하는데..' 꼰대 같은 아빠는 되받아친다. "60점은 평균이 아닌데.. 평균은 80점일껄?" 


"왜??? 100점 만점이면 60점이면 평균이지~~ "


"음.. 평균이면 너네 반 1등에서 꼴찌 사이에 점수일거야. 너네 반 꼴찌가 몇점이야? "


"30점.. "


"거봐.. 그럼 거의 80점일껄?"


"아냐.. 난 평균이야.."




3. 둘째가 좋아하는 짝이 옆 라인에 산다. 학교에 다녀올때 마다 "OO가 애교를 떨어서 너무 좋아죽겠어." "OO는 너무 이뻐.." "오늘 OO랑 역할극 했는데 심장이 떨려 죽는 줄 알았어.." 


학교 일과는 모두 OO 얘기로 채워졌다.


당연히 부모로서 어떤 아이인지 너무 궁금해졌다.


그러나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4. 어느날 아내가 마트 다녀오다가 뛰어 들어왔다.


"서완아 내가 이 앞에서 OO이 본거 같애. 엄마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이야. 너무 맘에 들어~"


"걔 맞아??"


"생머리에 옷을 어떻게 입고.. 키는 얼만큼이고.. 등등.."


"맞네?"


그런데 나는 그때까지도 못봤다.. 아 궁금해 죽는줄 알았다.




5. 주말 아침... 1층 놀이터에서 여자아이들 목소리가 들렸다. 아내가 밖을 내다보더니


"서완아.. 저기 OO이 아냐???"


둘째가 다가가더니.. " 어... 어... 맞는거 같은데? 어 맞다."


방에서 내가 쏜쌀같이 달려나와 옷을 입었다.


그런 아빠를 보고 말리러 달려오는 둘째를 가뿐히 제치고 엘리베이터에 이미 올라 있었다.




6. 놀이터로 이어지는 문을 여는 순간 아이들 중에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공교롭게도 눈이 마주친 것이다.


한 눈에 알아봤다. "우리 둘째랑 딱 어울리는구나.."




7. 그런데... 둘째가 갑자기 말을 바꾼다.. "AA가 나 좋아하는거 같은데... 어쩌지??" 


"왜? 넌 OO이가 있잖아."


"근데 OO이는 애교도 많고 이쁘고 인기도 많아서 나 안좋아해.."


"아냐.. 좋아한다고 고백하면 되지!! 차여도 괜찮아.."


"싫어.. "


"근데 AA는 왜 좋아??"


"날 좋아해주니까..  ㅋㅋㅋ"



아빠로서 자신감 없는 막내를 보니 맘 아푸다.

작가의 이전글 영어말하기 560시간 돌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