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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Apr 12. 2024

대화를 이끌어내려면

누구와도 대화를 하는 법

  법원에서 수십 년간 판사로 지내시다 개업하신 변호사님을 만났습니다. 세무 쪽에 대해서는 잘 모르시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줄기세포 주사에 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죠. 변호사님은 법에 대해서는 잘 아시지만 다른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인지라 대화를 이끌어나가기 어렵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의학, 과학, 수학, 역사, 철학 가리지 않고 대화를 바꿔가며 이야기하기에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지 변호사님이 제게 물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새로운 분야를]

  제가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세무와 관련된 사람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대화 주제 역시 세무나 회계에서 벗어나지 않지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한 번은 제 분야와 전혀 무관한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예술가든 의사든 작가든 건축가든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을 부탁하지요. 저는 만나는 분에게 세무 정보나 고민을 상담해 드리고 대신 저는 그 분야에 대한 상식을 얻습니다. 그렇게 얕고 넓은 배경지식을 늘려갑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책을]

  제가 만난 분들 중에는 저자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경우에는 만나기 전에 책을 사서 한 번 읽어봅니다. 물론 전공과 무관한 내용이라 무슨 말인지 잘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그냥 무시하고 끝까지 읽습니다. 이 책에서 ‘딱 한 문장만 남긴다’이런 생각으로 읽는 것이죠.


  [전혀 생소한 분야라면 입문서를]

  나이가 어린 웹 3 관련 전문가를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웹 3.0은 블록체인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인데 저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입문서 5권을 골랐습니다. 완전 초보를 위한 책만 선택하고 어려운 책은 배제했습니다.

  처음에는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나 3,4권쯤 반복되니 비슷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5권쯤 읽으니 최소한의 개념 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위키 백과라도 찾아보기]

  책을 읽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갑자기 약속이 생겼고 약속시간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전혀 무관한 분야의 미팅 상대방입니다.

  저는 그런 경우에는 위키 백과를 활용합니다. 펀드 매니저를 만나는데 irr이나 ebitda와 같이 전문 용어 몇 개 정도는 찾아보고 갑니다. 검색창에 “00 업 주요 개념”이렇게 입력한 후 자주 보이는 단어 위주로 뜻을 위키백과에서 찾아봅니다.

  그리고는 만나서 그런 개념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요. 대화는 내가 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끌어내고 호응해 주는 데 있지 않나 싶습니다.


  본인의 노력에 비례해 정보를 얻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나는 상대를 위해 노력한 만큼 상대 역시 대화에 임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세상에 공짜는 없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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