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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예술가 정해인 Nov 05. 2024

인맥도 선불입니다.

때 늦은 후회

  오래전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가 "성공은 선불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혹시 인맥도 선불이 아닐까?'


  우리는 흔히 '인맥 관리'라고 말합니다. 어쩐지 사람 사이의 관계를 '관리'한다는 표현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관리의 대상이 되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의미를 곱씹어 보면 관계에도 꾸준한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는 이치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식물에 물을 주고 정성껏 돌봐야 잘 자라듯이요.


  몇 년 전, 지하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옛 동료가 있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혹은 어색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인사를 하지 못하고 지나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에 연락해야지 하다가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업무 때문에 그 동료의 도움이 간절히 필요한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랜만에 연락하려니 어색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관계는 필요한 순간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월드클래스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하루하루 꾸준히 쌓아온 훈련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죠. 진정한 인맥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평소에 쌓아온 작은 관심과 배려, 진심 어린 소통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요즘은 SNS를 통해 손쉽게 소식을 전하고, 한 번의 '좋아요'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편리하지만, 어쩌면 그만큼 관계의 깊이를 잃게 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진정한 관계는 실제 만남과 대화를 통해, 서로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좋아요도 좋지만 때로는 짧은 전화 한 통이 진심을 더 잘 전하는 법이니까요. 


  '인맥 관리'보다는 '인맥 가꾸기'를 해 보는 게 어떨까요? 꽃을 가꾸듯이, 정원을 돌보듯이. 때로는 커피 한 잔을 나누며 근황을 묻고, 때로는 짧은 메시지로 안부를 전하면 어떨까요?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순수하게 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결국, 인맥도 선불입니다. 미리 마음을 쓰고, 시간을 투자하고, 진심을 더해야 하니까요. 그래야만 어려운 순간에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관계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내보면 어떨까요?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말씀처럼, 성공도 선불이고, 인맥도 선불입니다. 오늘 하루 잊고 지냈던 누군가에게 그들의 안부가 궁금해서, 그저 그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는 진심 어린 안부 인사를 전해 보면 어떨까요? 그것이 바로 인맥이라는 나무에 물을 주는 작은 시작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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