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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Jun 14. 2021

눈물로 이루어진 어항

식탁에 고개를 파묻고, 침대에 엎드려 펑펑 소리 내어 우는 상상을 자주 한다. 그곳에서 나는 손바닥으로 다 훔쳐내지 못할 만큼 눈물을 흘린다. 쏟아지는 눈물이 빠져나갈 배수구는 없다. 그 눈물들은 이미 또 다른 투명함으로 흥건한 바닥에 얹히고 또 얹힌다.


어항은 조금이라도 균형이 맞지 않는 곳을 금방 알아채고 균열한다고 한다. 나도 모르게 거대한 수조를 이룬 내 눈물들은 일상의 균형이 맞지 않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새어 나온다. 그러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는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나온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맛있는 피자를 시켜 먹다가도, 심지어 예능프로그램의 웃긴 장면을 보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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