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팀장이 부장의 횡포에 대해 나에게 털어놓았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을까. 팀장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남 욕을 한 건 두 번째다. 아니 세 번째인가. 부장의 외면적인 성품만을 보면 매너 있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매너 있게 굴고 윗사람에게 깍듯하다. 하지만 일적인 면으로 볼 때 그가 내 직장 상사였으면 나는 도망갔을 것이다. 아주 빠르게 후울쩍-. 그가 아랫사람을 하대하는 건 아니지만 '어처구니 없게' 일을 넘겨준다. 그것도 본인의 일을. 이 부장의 문제는 자신의 일을 남에게 미룬다는 것이다. 여러 직원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냥 미루는 것이 아니라 메일이 오면 메일을 읽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한테 전달을 한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해 보고조차 받지 않으려고 해서 책임회피까지 한다. 이 부장은 일이 자기 앞에 떨어지는 것을 완벽하게 피해내는 것이다. 그럼 그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아무도 모른다. 오전에 외근을 나가 퇴근시간에 맞춰 들어오고 사무실에 있을 땐 제일 구석진 자리에 앉아 뭘 하는지 보이지도 않게 자리에 앉아있는다.
원래 부장이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면 그런 것일까, 나는 의문이 드는 동시에,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나는 나이가 들고 직급이 높아져도 저 사람처럼은 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을 하게 된다.
나에게 직장 생활이란 너무도 어렵다. '일보다 사람이 힘들면 그 회사에선 못 버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 세상 어느 회사들 중에 사람들끼리 안 부딪히고 일하는 회사가 어디 있을까.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구성을 이루고 조직이 되는 사회. 그 누굴 탓할 수 있을까. 그렇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렵다는 말을 다들 하는 게 아닐까. 나에게도 어려운 사회생활. 도비가 해리포터 덕에 말포이 집을 떠날 수 있던 것처럼 나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