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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썸 Apr 05. 2022

프로게이머가 불편해서 만든 의자 브랜드 "시크릿 랩"

싱가포르의 게이밍 체어 브랜드 "시크릿 랩"



"내가 해도 이거보다 잘 만들겠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취미나 자신 있는 분야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났을 때 으레 불평하곤 합니다. 제품에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누굴까요? 개인적으로 그 제품을 사용하여 돈을 버는, 소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고, 돈을 벌기 위해 프로페셔널한 결과물도 만들어내야 하죠. 


싱가포르의 두 프로게이머가 있었습니다. 스타 2 게임을 주로 플레이한 이안과 알라릭은 키보드나 마우스에 비해 하루 종일 앉아 있어야 하는 의자가 게임하는 입장에서 만들어지고 있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이안은 거금을 주고 산 의자가 오히려 더 불편했고 손목터널 증후군을 겪기도 합니다. 대부분 해외 브랜드라서 AS도 힘들고 부품 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하는 프로게이머들의 특성을 고려한 의자가 없었고 디자인도 조악하여 예쁘지도 않았습니다. 


2014년 이안과 알라릭은 의자에 대한 불평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가지고 5만 싱가포르달러 (약 4,500만 원) 가지고 "시크릿 랩"을 창업합니다. 2015년 첫 번째 게이밍 체어 V1이 탄생합니다. 시크릿 랩은 2020년까지 백만 개 이상 판매하는 게이밍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밍 체어 브랜드가 됩니다. 





게임과 이스포츠와 연계

시크릿 랩은 게이머들을 위한 성능 이외에도 게임과 이스포츠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을 위한 IP 콜라보를 가장 공격적으로 활용합니다. 다른 게이밍 체어 브랜드와 달리 끊임없이 글로벌 게임 IP나 이스포츠 대회에 공식 파트너로서 참석합니다. 의자 브랜드 광고를 하기보다 IP 콜라보를 통한 자연스러운 홍보 노출 유도를 하고 있죠. 오버워치나 LOL 캐릭터 버전 등등 다양한 게임 콜라보 의자를 내놓으면서 특정 게임과 캐릭터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시크릿 랩 콜라보 버전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선사합니다. 특히, LCK 공식 파트너로 참여함으로써 실제 프로게이머들이 사용하는 의자라는 점을 게이머들에게 강하게 인식시켜주었습니다. LOL 경기를 많이 보는 저 역시 시크릿 랩 의자 브랜드를 따로 광고로 접하지 않았지만 머릿속에 이미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스트리머들의 의자

저는 게임뿐만 아니라 인터넷 방송도 자주 보고 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게임 스트리머들의 게임 방송을 즐겨보게 되죠. 시크릿 랩은 이 스트리머들에게도 의자를 협찬하면서 스트리머들이 이용하는 의자 브랜드라는 점을 게이머들에게 강하게 어필합니다. 제가 자주 보는 스트리머들 대다수도 시크릿 랩 의자를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시크릿 랩은 프로게이머들의 장시간 의자 사용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의자를 개발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성능만 좋은 게 아닌 디자인도 게이밍에 맞게 트렌디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의자를 구매할 수 있는 덕후들의 감성까지 잡으며 세계적인 게이밍 체어 브랜드로 성장합니다. 


단순했습니다. 프로게이머이고, 진정으로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게이머들이 어떤 의자를 원하고 어떤 의자를 계속 앉고 싶어 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습니다. 프로게이머는 게임만 해야 한다?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게이머이기 때문에 더욱 잘할 수 있고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좋아하고 사랑했기 때문에 게임에 맞는 의자가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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