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대 Jul 21. 2022

스타트업 겨울나기

투자의 겨울을 현명하게 버텨내는 법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최근 계약서까지 다 날인한 다음에 뿌러졌다는 투자 딜 이야기만 3건 들었다. 예투, 본투 커밋 DD 통과 정도는 가볍게 뒤집힐 거다. 하반기엔 아예 놀 예정이라는 VC 하우스들도 많다고 한다. 스타트업 밸류 인플레이션이 정리될 때까지 개점휴업하겠다는 것이다. 



펀딩이 어려워지면서 폐업 청산에 들어간 팀들 이야기도 들리고, 회사나 서비스를 매각하려는 팀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린다. 채용 중단은 물론이고 감원도 흔한 것 같다. 회사 규모가 큰 팀일수록 더 아찔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흥미로운 건 많은 팀들이 광고를 끄기 시작해서, 광고 효율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고도 한다. BEP를 넘겼거나 보유 현금에 여력이 충분한 팀들은 채용도 한결 수월해지고 있다고 한다. 



사견임을 전제로, 겨울나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해 봤다. 다른 분들의 의견도 궁금하다.



#1. 현금확보! 무조건 현금이다!


어떤 방식을 사용해서든 현금을 쟁여야 할 것 같다. 마케팅비나 인건비, 기타 제경비 중 각자의 사업모델과 비용구조에 따라 쓰던 비용을 줄여도 되고, 사업계획 상 상대적으로 덜 필요한 사업의 정리나 양수도도 좋은 옵션이 될 것 같다. 투자해주겠다는 팀이 있다면, 기존 계약이나 투자 밸류에 크게 충돌이 없는 한, 보수적인 관점에서 긍정 검토하면 좋을 것 같다. 정부자금이나 대출 등도 옵션이겠다.



#2. 되는 사업은 더 되게 하자


사업 영역 중에서 PMF에 근접했거나 PMF가 확실해진 사업이라면 더 집중하고 더 공격적으로 전개할 필요가 있다. 돈이 돈 값 하는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확실한 투자로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 공헌이익이 +로 반전되었다거나, 더 나아가 BEP를 넘겼다거나, 그 수준을 넘어 엄청난 영업이익률을 만들어내거나 말이다. 사업의 발산보다는 수렴이 중요할 것 같다.



#3. 기간은 최대 1년 보자


2019년까지 연간 4조 중반 대의 펀드결성액을 유지하다가, 2020년 6.8조, 21년에는 무려 9.2조나 펀드가 결성되었다. 대부분의 펀드 존속기간은 7~8년이고, 보통은 3~4년 안에 집행되어야 펀드를 안정적으로 소진할 수 있다. 결성된 펀드를 소진하지 않는 것도 VC 입장에서는 패널티가 되기 때문에, 현재의 겨울은 아주 길어봐야 1년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23년 하반기부터 다시 투자 문이 열린다고 보고 사업성을 가다듬으면 기회가 온다. 소진 시에는 잘 되는 팀에 대량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기에, 버티면 투자시장의 승자, 사업 면에서도 승자가 될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4. 위기는 기회다. 사업 기회에 오감을 집중하자 


상술했지만, 다른 팀들이 광고를 끄고 있다. 우리 광고의 효율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채용은 커녕 감원을 하고 있다. 좋은 인재를 데려올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성장의 기회를 잡았다면, 뾰족하게, 야성적으로 달려들 때다.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보하기엔 지금같은 겨울이 최적기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



#5. 행운을 관리하자


다 안된다고만 할 때, 오히려 행운의 여신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기에 손을 내미는 사람이 진짜 인연일 수 있고, 이럴 때에 연결되는 사업기회가 진짜일 수 있다. 제안하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오히려 진정성 있는 연결의 기회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움츠려들 필요 없다. 행운을 만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더 늘리고, 인연들을 소중히 여길 때다.



다행스럽게도 현금이 있고, 집중할 사업이 있어 천행이라 생각한다. 사업상의 연결이나 도움이 필요한 대표님들 주변분들과 커피챗 나누며 겨울나기의 노하우와 기회들을 잡아보고 싶다. 겨울나기 화이팅!

매거진의 이전글 상메랑 현실은 반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