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도 솔직한 감정을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딸아이가 말 못 하던 아기 때부터도 나는 내 감정을 딸아이 눈을 보며 많이 표현했다.
가령 "아빠, 지금 행복해! 사랑해!" 뿐만 아니라 "아빠, 너무 우울해! 심심해! 슬퍼!" 하는 말도 서슴지 않고 했다.
그럴 때면 딸아이는 나를 꼭 안아주곤 했다.
그랬던 딸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매일 아침 등교하는 딸아이에게 "재이야. 잘 다녀와. 사랑해~"라고 하면,
"응."하고 웃으며 손만 흔들고 가버린다.
어쩌다 "재이야. 아빠 안아줘! 외로워!" 하면 어이없다는 듯, "아. 왜 또! 엄마 있잖아!"라며 마지 못 한 듯 안아주곤 한다.
어제 외갓집에 간 딸아이와 아침에 일어나 통화를 하면서 "재이야. 보고 싶어!" 했더니만 마치 '일찍 갈 테니 어디 나가지 말고 있어.'라는 투로 "알았어."란다. 매정한 딸아이.
그래도 나와 있을 때는 정신없이 TV 만화를 보다가도 눈은 TV에 고정한 채 슬금슬금 다가와 안긴다.
마치 '이 아빠 사람은 간혹 귀찮을 때가 많으니 평소에 잘 다독여 놔야겠다.'라는 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