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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명교 Dec 24. 2020

SNS 알고리즘이 사회를 보는 시야를 결정짓는다

sns 알고리즘은 우리가 사회를 인식하는 방식마저 결정짓는다. 가령 어떤 사람의 뉴스피드에는 집권여당과 보수야당 간 대립만 보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집권여당과 진보정당 간의 대립, 혹은 누군가에게는 진보정당들 간의 대립만이 보인다. 단지 개별적인 포스팅이 그러한 것뿐만이 아니라, 뉴스가 노출되는 빈도 등이 그렇게 재구성되고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 보편적인 콘텐츠는 국뽕이나 반중, 윤석열 찬반 따위들일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한 사회를 살고 있지만, 사람들마다 다른 세계 속에 살고 있기도 한 셈이다. 


한데 작가나 활동가, 기자, 정치인 같은 사람들은 누구보다 잘 사회를 냉정하고 정확하게 인식하고, 적확하게 대응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사람들 역시 각각의 알고리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할 때가 많다. 


SNS가 순수하고 민주적인 '소통'이 가능한 공간이라는 식의 환상은 사라진지 오래다. 오히려 '저주'처럼 취급받는 게 요즘 SNS가 처한 처지나 다름 없다. 하지만 높은 충성도를 확보한 콘텐츠 생산자들은 저주 대신 여전히 소통에 대한 환상을 근거로 발언력을 유지한다. 


여하튼 이런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sns 사용법은, sns상에 노출되는 뉴스들을 신뢰하지 않으면서 자기만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뉴스 수용 루트를 개발하는 것, 그리고 sns 상의 논쟁 구도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 나아가 sns 상에 게시되는 콘텐츠들을 아주 헐값으로 취급하면서, 단순하고 별 것 없는 정보 습득의 공간으로만 여기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공명정대한 정보 수집 습관을 구축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 역시 sns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에 아무 비중을 두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 중 하나이지만, 그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sns 중단을 선언하는 모든 사람들을 지지한다. 내가 그만 두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이곳에 어떤 '쓸모'가 존재하기 때문인데, 어떤 순간이 오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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