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Austin,Texas 출장/여행기 #2 - 오스틴

열심히 교육만 받았던 텍사스 오스틴

by 정광섭

댈러스에서 마지막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아침을 먹으러 갔다. 구글맵에서 꽤 평이 좋아갔는데 나름 우리 백반 맛집 느낌이랄까? 맛 괜찮고 가격 저렴하고 푸짐한 그 느낌. 그 느낌이 맞다고 생각하게 한 건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들이 많았고 또 경찰들도 몇 명 있었다는 점이었다.

우리도 검증된 백반집이나 국밥집에는 건축일하는 아저씨들이나 경찰들이 자주 보이니까 말이다.

뭘 시킬까 하다가 $11.75 짜리 만만한 바나나-넛 팬케익을 시켰는데 미쿡답게 어마어마한 양을 갖다 주었다.

IMG_1792.jpeg
IMG_1794.jpeg
IMG_1795.jpeg
IMG_1797.jpeg

무려 3단 팬케이크라 맨 윗단은 먹었는데 그 이상은 못 먹겠어서 남길수 밖에 없었다.

$11.75 지만 택스추가하고 팁 20% 포함해서 $18 달러 지출.

뭐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아침이었고 다른 메뉴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과연 살면서 여기서 다시 아침 먹을 일이 있을까 생각해 보면 기분이 묘하기도 하다.


식사후 체크아웃하고 경전철을 타러 터벅터벅 역으로 가방을 끌고 걸어갔다. 이 날 아침도 꽤 추웠는데 가는 길에도 간간이 노숙자들이 보였지만 다 평화롭게 자는 중이라 별 부담없이 역까지 걸어갈 수 있었다.


경전철 타러 가는 길이 JFK memorial plaza 를 거쳐가는데 바로 옆에 이렇게 개성있는 건물이 있다. Map 에서는 "Dallas County Courthouse" 로 표시되는데 인상적이라 한 컷.

IMG_1806.jpeg


경전철이고 사용자가 많지 않아서 그런지 플랫폼이 나눠져 있지 않고 4개 노선이 공유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헷갈렸는데 사진처럼 모든 라인 표시가 있으니 원하는 곳으로 가는 라인이 서는 시간을 잘 확인해서 타면 된다.

IMG_1810.jpeg

역에 발권기가 있는데 동작을 안 해서 골탕을 먹었다. 지폐를 바꿔가면서 넣어도 안 되고. 근데 건너편 노선에서 누가 뭐라고 소리를 쳐서 보니까 경찰같은데 아마 작동 안 하니까 옆에 있는 발권기를 사용하라고 하는거 같아서 옆에 보니 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발권기가 있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로 작동을 안 하는거 같았다.


당황하고 있으니까 옆에서 어떤 흑인 아저씨가 어디 가냐고 묻거니 공항간다니까 GoPass 란 App 을 깔아서 결제하라고 하던데 잘못 알아 듣고 Day Pass 라는줄 알고 One way 만 결제할 수 없냐고 물었더니 아저씨가 갑자기 번역기 앱을 띄우더니 이런 중국어로 답을 들려주는 것이었다. ㅠ.ㅠ


우여곡절끝에 GoPass 를 깔고 그 안에서 결제하고 전철이 왔길래 탔는데 작긴 했는데 생각보다 깔끔했다.

(근데 나중에 카드 내역을 확인해 보니 아까 단말에서도 카드 결제가 됐고 앱에서도 결제가 되서 이중 결제가 됐더라.. 나중에 다른 데 가서도 미리 알아두고 앱 깔아서 결제하는게 여러모로 편할거 같다.)

IMG_1714.jpeg
IMG_1812.jpeg

대부분의 승객이 출근하는 사람들 같아 보였는데 가방때문에 따로 떨어져 있는 자리에 앉았는데 내 바로 앞에 앉은 이가 노숙자같아 보였다. 근데 뭐 그냥 온순해 보여서 눈 안 마주치게 책 보면서 갔는데 내린 후에 타서 그 자리에 앉은 이도 행색이 노숙자같아 보였다. 뭐 다행히 나중에 탄 이도 평화롭게 자기 갈 길을 가서 나도 계속 음악듣고 책 읽다가 댈러스 공항에 도착했다.


사실 미국에 여러 번 왔었어도 바로 환승을 해서 목적지에 갔기때문에 지금처럼 국내선을 타고 가본건 처음이었는데 국내선도 마찬가지로 보안검사때 신발까지 벗고 이건 내국인한테도 동일하더라. 사실 미국 입국때마다 이것때문에 살짝 기분 나빴는데 미국인들에게도 동일한 거 보고 인정.


평판이 그리 좋지 않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탔는데 등급에 상관없이 기내 엔터테인먼트가 없고 대신 기내 WIFI 에 접속한 다음에 거기에서 보유한 장비로 영화나 드라마를 스트리밍하는 방식이었다. 뭐 나름 원가절감에는 도움이 되는 방식이겠지만 이런 건 겪어보질 못해서 나름 신기했었다.

IMG_1821.jpeg
IMG_1822.jpeg


오스틴에서 첫 날

1시간 반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오스틴 공항에 도착.

짐 찾으러 왔더니 carousel 에 꽤 인상적인 장식물이 있어서 한 컷.

IMG_1826.jpeg


짐 찾고 우버를 불렀는데 다른 곳에서는 우버 기사들이 짐 싣는거 도와줬는데 여기는 운전석에서 아예 안 내리길래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든 오스틴 우버 기사들이 그러더라. ㅎㅎ

나야 건장한 남자니 혼자 싣고 내리는게 익숙한데 나중에 여직원 얘기 들어봤더니 그 분한테도 우버 기사가 운전석에 앉아서 엄지 손가락으로 트렁크를 가리키길래 혼자 싣고 내렸다고...


근데 그 분이 호출한 우버 기사는 픽업트럭을 몰고 왔다던데 아무리 텍사스가 기름이 많이 나고 유가가 싸도 픽업트럭으로 우버를 하면 기름 값 감당이 될까 싶더라.

IMG_1950.jpeg 딱 이런 픽업 트럭을 몰고 우버기사가 왔다고...


숙소는 회사 직원이 권장한 곳으로 아무 생각없이 했는데 호텔이 아니라 우리로 말하자면 콘도같은 곳으로 안에 간단한 조리 기구와 식기 세척기등이 있고 장기 숙박에 적합한 곳이었다.

IMG_1829.jpeg
IMG_1831.jpeg 숙소 주변 도로 풍경

룸 클리닝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제공되지 않고 전날 미리 예약하면 받을수 있는데 무려 가격은 $150!

나야 원래 호텔에서도 룸 클리닝은 3일에 한 번씩 받고 수건만 교체하기때문에 특별히 불편할 건 없었다.


도착한 날이 일요일 오후였고 내일부터 교육 시작이기때문에 오늘 하루는 여유가 있어서 체크인하고 혼자 숙소 주변을 둘러 보았다. 오스틴 느낌이 댈러스보다는 좀 트렌디하고 힙하달까? 상가나 식당등이 좀 더 자유로움이 느껴졌다.

IMG_1833.jpeg


가게마다 이렇게 개성있는 그림이 그려진 곳이 많았다.

IMG_1835.jpeg
IMG_1836.jpeg
IMG_1837.jpeg
IMG_1839.jpeg
IMG_1873.jpeg


점심을 먹어야 해서 둘어보았는데 많은 식당이 멕시칸 식당이었다. 어차피 내일부터는 타코 실컷 먹을테니 다른 걸 먹자해서 찾아보니 아르헨티나 식당이 하나 눈에 띠었다.

아르헨티나 음식은 먹어본 기억이 들어가서 비싸지만 스테이크를 한 번 먹어봐야 할거 같아서 작은 걸 주문했는데 샐러드를 선택할 수 있어서 서버가 추천하는 걸로 주문했다.

IMG_1842.jpeg
IMG_1845.jpeg 서비스로 나온 고기 훈제에 설탕 시럽 넣어서 굳힌 것. 달고 짠 맛이었다.
IMG_1846.jpeg 탄수화물이 있어야 할거 같아서 추가한 빵. 양이 너무 많아서 반만 먹고 남겼다.

나온 샐러드를 보니 옛날에 많이 먹던 감자, 당근 삶은 거에 마요네즈 뿌린 그거였다. 근데 여기 마요네즈는 더 느끼한건지 아님 다른 재료가 더 들어간건지 너무 느끼하고 배도 불러서 샐러드는 거의 대부분 남겼다.

IMG_1847.jpeg
IMG_1849.jpeg

스테이크는 훌륭했고 고기에 대한 예의를 지키느라 다 먹었다. 스테이크 작은거 $38, 빵 $9에 택스 포함하고 팁 얹어서 $60 지불, 달러로 지불하면서 많이 비싸다는 생각이 있지만 딱 감이 안 오는데 환전된 금액은 무려 90,532원! 인플레이션때문에 미국에서 스테이크 먹으려면 돈 많이 든다는 건 알았지만 나름 저렴한 식당에서 작은거 먹었어도 이정도 금액이라니 대체 미국인들은 어떻게 사는건지 궁금해졌다.


점심 먹고 주말에도 회사에 출입할 수 있다는 얘기가 생각나서 회사로 걸어갔는데 주말에도 경비하는 직원이 있었다. 미국 치안이 안 좋아서인지 다른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회사 건물에 24시간 경비가 있다고...


처음 와본 오스틴 오피스라 신기해서 이것저것 둘러봤는데 가장 시설이 좋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직접 보니 사실인듯했다. 주말이라 근무자가 없긴 했지만 평일에는 1층에 바리스타가 커피도 만들어 준다고 하고 사내 식당이 있는 곳에는 여러 간식과 다양한 음료수가 있었다.

IMG_1861.jpeg
IMG_1865.jpeg
IMG_1866.jpeg
IMG_1868.jpeg
IMG_1870.jpeg 정수기인데 생수 또는 레몬이나 라임, 피치 망고를 첨가해서 마실수 있다.

회사 사무실 구경하고 근처에 타켓 매장이 있길래 시간이 남아서 거기도 들려서 구경하고 왔다. 타겟은 처음 가봤는데 별 특색없는 마트같더라.

구글맵을 보니 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기념품 가게도 있길래 기념품으로 모으고 있는 스노우 볼을 하나 살까 하고 걸어가는데 다리 밑에 꽤 많은 텐트가 보였다. 나중에 들으니 이 거리는 해지면 위험해서 걷거나 퀵보드를 타고 지나다니면 안 된다는 곳이란다. 근데 주차한 차들은 멀끔해 보여서 하우스리스들의 차인지 아니면 근처 직장인들이 주차한 건지 좀 궁금하긴 했다.

IMG_1906.jpeg


기념품 가게에서 소노우볼과 자석을 샀는데 트럼프 로고가 있는 기념품이 있길래 한 컷. 트럼프는 뉴욕에서 나고 자란걸로 아는데 여기서 인기가 많다는 건 들었지만 무슨 오리지널 텍샨처럼 표현을 해놔서 좀 어이가 없었다.

IMG_1908.jpeg

기념품 사고 돌아왔더니 마침 친한 동료도 숙소에 도착했다고 하길래 좀 쉬다가 같이 저녁 먹으러 가기로 했다. 뭘 먹을지 둘이 고민하다가 숙소 근처에 있던 라멘집이 생각나서 거기 어떠냐고 하니까 동료도 괜찮다고 해서 거기서 맥주 한 잔과 라멘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오스틴에서 첫 밤을 보냈다.


IMG_1925.jpeg


keyword
작가의 이전글Austin,Texas 출장/여행기 #2 - 댈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