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저희 가정의 소식을 기다렸을 분들을 위해
브런치에 글을 남겨둡니다.
온유, 시온이의 여동생 라온이가
예정일에 딱 맞춰 태어났습니다.
그날 새벽 1시부터 조금씩 진통이 와서
병원에 3시쯤 도착했는데,
진행이 빨리되어 2시간 30분 만에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자세한 사정을 모르는 병원 직원분들은
셋째 엄마라 익숙하겠다, 애국자다라고 해주시는데
저는 사실 딸아이가 태어난 직후 바로 안아보는 것도,
남편이 딸의 탯줄을 잘라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첫째가 있는 상태로 조리원에 들어와 보는 것도 처음이고, 딸에게 모유수유를 시도해 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시온이에게 해주고 싶었지만 못해주었던 것들..
신생아였던 시온이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병원에 남겨둔 채 뒤돌아서야 했던 순간들,
오래 입원해 있어서
몇 번 입혀보지도 못했던 배냇저고리들...
이 모든 것들이 아쉬움과 슬픔으로 남았었지만
새 생명으로 와준 라온이를 통해
다시 설렘과 기쁨을 조금씩 느낍니다.
<산다는 건 뭘까>라는 동화책의 한 페이지입니다.
읽자마자 시온이가 떠오르며 눈물이 흘렀습니다.
보고 싶은 시온이.
우리의 영원한 둘째.
온유의 동생이자 라온이의 언니.
시간이 흘러 나중에 천국에서 다시 만나면
즐겁게 놀자.
그리고 라온아.
우리 곁에 온 걸 진심으로 환영해
그간 저희 가정이 겪은
슬픔의 여정에
함께해주신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