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한 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연 Nov 21. 2021

언덕

2018.7.20.

그날은 기분이 민들레였다

노랗고, 노란 민들레


나는 태양을 바라보고서

파란 하늘 아래 조심스레 흔들렸다


내 앞에 놓인 검은 신

발목을 조심스레 잡아

신겨주는 너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날은 기분이 민들레였다

노랗고, 노란 민들레


나는 태양을 바라보고서

파란 구름 아래 조심스레 웃었다


부산히 움직이는 수풀 사이로

나아가는 빨간 내 손

네가 잡았던가

바람이 잡았던가


문득 선 자리서 뒤돌아보았을 때

웃고 있었던 건 너였던가

나였던가


그날은 기분이

꼭 민들레 같아서


나는 저 멀리

더 멀리

날아가고만 싶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잡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