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7.20.
그날은 기분이 민들레였다
노랗고, 노란 민들레
나는 태양을 바라보고서
파란 하늘 아래 조심스레 흔들렸다
내 앞에 놓인 검은 신
발목을 조심스레 잡아
신겨주는 너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날은 기분이 민들레였다
노랗고, 노란 민들레
나는 태양을 바라보고서
파란 구름 아래 조심스레 웃었다
부산히 움직이는 수풀 사이로
나아가는 빨간 내 손
네가 잡았던가
바람이 잡았던가
문득 선 자리서 뒤돌아보았을 때
웃고 있었던 건 너였던가
나였던가
그날은 기분이
꼭 민들레 같아서
나는 저 멀리
더 멀리
날아가고만 싶었다